서울 무학성카바레 대표 오창식씨(44) 실종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오씨가 실종 하루전인 지난 13일 하오 7시께 승용차 추락장소를
다녀온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오씨등이 위장 실종극을 꾸미기
위해 사고 현장을 사전답사 한 것이 아닌가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에 출두중인 정귀열씨는 오씨가 나이아가라 호텔에서 쉬고 있다
갑자기 바람을 쐬고 오자며 밖으로 나가자고 해 승용차 2대에 나눠타고
청평댐쪽으로 와 사고 현장인 비포장도로로 들어갔다 나왔다고 말했다.
정씨는 오씨 차를 뒤따라 가다 앞차가 속력을 내 사라져 인근에 있던
주민들에 게 "외제차가 지나가는 것을 봤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당초 이 사건은 함께 동행했던 정귀열씨(35)와 양회룡씨(30)등
2명이 오씨를 살해하고 달아났을 가능성과 오씨가 실종극을 벌였을
가능성등 두갈래로 조사를 해왔으나 지난 21일 정씨가 출두해 자신이
사건과 무관하고 오씨가 잠적했을 것이라고 밝힌데다 이날까지의
조사결과 정씨의 진술이 대부분 사실에 부합되는 것으로 확인돼 일단
타살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
또 승용차가 추락하던 날인 14일 새벽 1시께 오씨가 양씨와 함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양씨의 집에 들렀던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형사대를 서울로 보냈다.
경찰은 또 오씨가 집에서 나오기전 거액의 현금을 준비했던 점으로
미뤄 집을 나설 당시부터 잠적을 계획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경찰,채권자에 의한 납치가능성도 수사 **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이같이 오씨가 조작한 실종사건일 경우 형사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지만 오씨가 제3자에 의해 납치됐을 가능성에 대해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이 납치됐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은 오씨가 시중은행을 비롯
제2금융권 등에서 수십억원의 자금을 빌려 썼으나 실제로 오씨의 재산은
10억여원 남짓한 것으로 밝혀져 다른 사람의 명의나 담보를 빌려 돈을
융통했을 가능성이 크고 이 과정에서 채권자들로부터의 빚독촉이나
청부폭력등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