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서울시장은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중인 양측 대표단을 위한 만찬을
5일 하오 7시 신라호텔에서 가졌다. 다음은 만찬사 전문.
참으로 귀한 걸음을 하신 연형묵총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수행원
여러분 그 리고 기자단 여러분과 내빈 여러분.
오늘 저녁 우리민족의 애환과 정취가 깃든 이곳 남산 기슭에서 뜻깊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을 1천만 서울시민과 더불어 말할수 없는
반가움과 기쁨으로 써 환영하는 바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관문에 남대문을 세우고
이름하여 숭례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숭례문이 오늘저녁 신행길
잔치집처럼 불을 훤하게 밝 히고 기쁨에 설레이면서 여러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남과 북으로 갈라진지 꼭 45년만에 처음으로 남북총리일행의
역사적 만남이 우리 서울에서 이루어짐으로써 한겨레 한핏줄의 뜨거운
감격이 천만시민 우리들 가슴속에 걷잡을수 없이 물결치고 있습니다.
이곳 서울은 이제 몇해후 1천9백94년에는 조선왕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한지 꼭 6백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오늘의 서울은 인구 1천50만명을
포용하는 세계에서 네번째 큰 도시로 <세계속에 서울>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년전에 열린 서울올림픽을 통하여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 사람들이
서울을 알게 되었으며 해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서울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 서울은 세계의 유수한 도시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친선과 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만 정작 가깝고도 가까워야할 평양과는 아직 교류가
없음을 늘 안타깝게 생각 해 왔습니다. 이번의 만남이 서울과 평양의
교류를 다시 잇는 역사의 큰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날로 발전하는 우리 서울에도 외국의 대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특히 80년대 중반부터 <내 자동차 갖기> 열풍이 일기 시작하여 서울의
자동차수가 금년 1월에 1백만대를 넘어섰고 지금도 하루 평균 6백대씩
늘어나 도심의 통행속 도는 더욱 느려지고 교통난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기존의 1백16km에 달하는
지하철외에 추가로 4개노선 1백50km의 지하철건설에 착수하였으며 아울러
도시순환고속도로의 건설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북측 대표단, 수행원 그리고 기자여러분.
여러분들께서도 서울의 한복판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맑고 푸른
한강을 보셨을 것입니다. 능수버들 늘어진 평양의 대동강도 푸르고
아름다운 줄로 알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의 큰 젖줄로서의 역할을 다해왔던 한강은 이제
우리나라 번영의 대명사인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 물줄기가 양수리라는 곳을 만나 하나의 도도한
흐름이 되어 지금 서울의 한복판을 지나 세계로 세계로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또하나의 기적을 이룩하려면 저 도도히 흐르는 한강과
같이 남과 북의 만남과 협력이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고위급회담 대표여러분.
우리 천만 서울시민들은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개선과 민족번영의
새로운 전기가 될수 있도록 상호 신뢰와 이해로 좋은 결실을 맺어 남북의
모든 동포들에게 기쁜 소식 전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길은 다닐수록 넓어지고 정은 다닐수록 두터워지기 마련입니다.
오고가며 또 오고가며 남과 북이 손을 잡고 뜻을 같이 한다면 우리는
자랑스러운 한민족으로 세계 에 우뚝 서게 될것입니다. 이 일을 위한
여러분의 열성과 노력에 우리 서울시민 모 두는 경의를 표할 것입니다.
연형묵총리일행 여러분, 서울에 머무시는 동안 모든 정성을 다하여
모시겠습니다. 부디 편안하고 보람있는 시간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