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남북관계등 다각적 접촉 ***
북방정책을 주도했고 지금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박철언
의원이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북경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의원 자신은 서울을 떠나기전 기자들과 만나 "북경은 순전히 개인자격으로
방문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정무장관직을 그만둔 자신의 입장을 농담조로
빗대어 "서울에서 할 일도 별로 없고해서 아시안게임 관람겸 바람이나 쏘이고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1일 북경에 온 박의원은 도착즉시 기자들의 눈을 피해 중국당국의
안내를 받아 모처로 직행, 고위층관리와 비밀접촉을 가진 것을 시발로 중국
및 북한고위관계자와 잇단 접촉을 가져 북경을 무대로 북방외교활동을 재개한
인상이다.
또한 중국당국은 박의원이 개인자격으로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22일 개막식
때 귀빈석을 배정해 주는가 하면 벤츠 승용차에 중국인 경호요원까지 딸리게
하는등 각별히 대접해 대한관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박의원이 북경에 와서 공식석상에서 만난 거물급 인사로는 북한의 이종옥
부주석과 중국의 이서환 정치국 상무위원이다.
이부주석과의 만남은 21일밤 인민대회당 전야제 공연장에서 박의원이 그의
좌석으로 찾아가 인사를 나눔으로써 이뤄졌고 이상무위원과는 전야제공연에
앞서 있었던 리셉션에서 인사를 겸해 접촉했다.
이부주석 및 이상무위원과는 비록 인사를 나누기 위해 만났다 하더라도
이들 두 인사의 비중으로 볼때 향후 남북한 및 한중관계와 관련,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박장관의 일정은 공식행사외에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중국의 각계각층
인사와 만나고 있으며 그가 북한의 이부주석에게 적극 접근하고 나선 것으로
봐 북한측 인사와의 막후접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박장관의 북방방문 이유는 23일까지의 활동상황에서 드러났듯
다목적용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동구는 물론 연내 수교관계까지 진전될 것으로 보이는 소련과는
달리 소극적인 경제교류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중국 관계와
관련해 중국당국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대한접근을 어렵게 하는 장애요인이
무엇인지 직접 확인하고 우리측의 입장을 전달함으로써 상호간 절충을 시도
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의원은 연일 중국의 각계각층 인사들과의 접촉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데 주로 언론계와 학계인사들과 만나 서로간의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우리와 정부차원의 접촉을 일체 거부하고 있는 중국정부와의
접촉가능성 타진과 이미 구축해 놓은 것으로 알려진 비공식 채널을 가동해
보겠다는 목적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