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중앙정부는 "중앙청"이라는 청사의 이름
만으로 불렸다.
일제의 총독부 건물이었고 지금은 국립박물관이 된 자리에 중앙청이
있었다.
71년에 세종로에 종합청사를 짓고 총리실을 비롯, 중앙정부의 일부
기관이 옮겨 나왔다.
수도권이라는 광역개념이 생기면서 서울 도심지의 인구과밀과 교통정체를
벗어나서 과천청사를 지어 또다시 중앙정부의 일부를 분가시킨 것은 86년
이었다.
거리상으로 볼때 첫 분가는 길하나 건너였으나 둘째번 분가는 남태령을
넘어 경기도 땅까지 건너가는 것이었다.
이번 발표대로 96년에 11개의 청급 중앙정부기관이 대전으로 가게 되면
이것은 서울집중을 억누르는 한편 중앙의 기능을 전국으로 분산시키겠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도 좋을성 싶다.
이 계획이 장기적으로 꼭 어디로 낙찰할 것인지를 두고 그리 염려할
것은 없다고 본다.
한국은 세계 최고수준의 인구과밀국이고 수도권의 인구집중율면에서도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러한 특수한 입장에 처해 있는 나라의 국토이용계획과 인구분산정책은
본질적으로 대단히 독창적일 수 밖에 없다.
외국의 선례를 찾아내는 일도 비교할만한 류가 마땅치 않아 어려울 것이다.
이 참에 당부하고 싶은 점 몇가지를 적어두고 싶다.
첫째는 불가불 우리나라는 오래가지 않아 전국이 거의 단일 도시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농촌은 도시의 군데군데 배경이 되는 전원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것이 국토계획의 기본이 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둘째는 통신망을 초현대화시켜 확충하고 통신요금, 예를 들어 전화
요금을 전국어디에 걸든지 동일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교통수요를 줄이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이고 나라안 어디에
살든지 벽지감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이다.
셋째는 교통망인데 도로 철도 항만 모든 면에서 전국이 단일도시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획해서 확충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도농간 및 지역간 격차를 행정 경제 문화 교육등 모든 면에서
착실히 줄여 나갈 수 있는 국토계획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어디에서 살든지 어디에서 자식을 교육시키든지 그 장소 때문에
불이익을 받거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방향으로 사회간접
자본을 고도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전으로의 일부 중앙정부 이전은 두집살림을 해야하는
공무원의 수나 늘리고 안그래도 복잡한 교통수요만 더욱 부채질 하게 될
것이다.
이번 11개청급 기관의 대전 이동계획은 77년에 한참 거론되었던 대전
소도가 아닌 수도권의 창조적 확산으로 받아들여질만 하다.
특히 통일을 전제로 할때 더 그렇다.
실천을 미루거나 중단하지 말고 보완책을 세워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