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서류 관리에 헛점 많아 대책 시급 ***
경찰 미제 서류 매장 사건을 수사중인 충남도경 전담 수사반은
사건이 표면화된 뒤 행방을 감춘 대전 서부경찰서 소속 이영노경장(52.
대전시 중구 대사동)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이경장의 행적을 뒤쫓고
있으나 4일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원인은 물론, 배경.경위등에 대해 추측만 무성할뿐
서류가 발견된지 4일째가 되도록 수사가 원점에 맴돌고 있다.
사건의 열쇠는 미제서류의 주무 담당자인 이경장이 쥐고 있어 이경장이
모든 것을 털어 놔야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건이 그동안의 경찰 행정의
난맥상의 일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수사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사건기록을 처리하는 과정의 지연과 변칙적인 관리가 이같은
사건을 자초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의 사건 처리 과정은 대부분 담당 파출소의 경찰이나 형사가 범죄
행위를 인지, 직접 수사해 마무리짓는 범죄사건과 <> 주민들간의 불화나
부정에 대한 민원 을 통한 고발.고소 사건 <> 행정관청의 각종 법규
위반자 및 범법자에 대한 고발등 세가지 통로를 거친다.
이들 사건중 담당 형사가 일을 처리하는 과정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완결되 지만 민원에 의한 고소.고발.행정관청의 교통및 자동차
관계.향군법위반등의 사건은 많은 부분이 당사자가 주소를 옮겨다니거나
도피행각을 벌이는 바람에 이전된 주소지의 담당 경찰서로 이첩해
처리하게 된다.
인원 부족.업무량 과다.습관적인 일처리 지연등이 주원인이지만 사건
배당후에 간부들에 의해 재배당되거나 무마되는등의 경우가 있는 데다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 당사자 끼리 합의해 버려 사건으로써의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관리자들이 사 건이 완전히 배당되기 전에는
접수부에 등재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과정의 맹점을 가장 잘 아는 이경장이 사건처리가
지연되고 누적되면서 방치하기 시작한 각종 사건 관계 서류를 빼돌렸다가
처리가 불가능하자 문책이 두려운 나머지 이를 매장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서부경찰서가 지난 88년과 89년등 연속으로 민생치안 실적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면서 사건 해결률을 높이기 위해 어느정도 선에서 내부자
끼리의 공모나 지시에 의해 이경장이 십자가를 멘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으나 이번에 매장된 서류를 발견한 사람이 경찰이 아닌
언론에 제보한 점등으로 미뤄 경찰 내부자중 경찰행정이나 개인적으로
이경장에게 불만을 품은 제3의 인물이 이경장의 서류를 훔쳐 매장 했을
가능성도 크다는 주장이 그나마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사건 전모는 이경장이 출두해야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건은 사건 관계
서류를 규정대로만 처리했어도 일어 날 수 없었다는 점에서 경찰 행정의
합리성과 일관성 회복및 이를 보장하기 위한 환경조성등이 절실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