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 겨레의 기대를 안고 동북아 주변국들의 깊은 관심속에서 제2차
남북총리회담이 열린다.
김일성주석이 회담을 앞두고 지난 9일 남북총리회담에 대해 "파탄없이
잘 운영해 통일로 연결시키고 싶다"고 말한 만큼 이번 회담의 전도는
아주 밝다고 하겠다.
팀 스피리트훈련의 중지, 방북인사의 석방, 유엔동시가입반대가 여전히
회담성공의 전제로 제기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김주석도 이 가운데 어느 것인가가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강총리도 평양에 가기 앞서 팀스피리트문제를 언급한 만큼 이들 전제조건이
회담을 처음부터 난항에 빠뜨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제 다행히 한소수교와 일-북한접근이 새로운 조건이 되면서 남북
교류가 본격화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거니와 양측은 민족의 재통일이
단순한 정치공작의 차원에서 시종될수 없는 민족적 과업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확인할 시점이다.
크게봐서 이번 평양회담의 방향은 두갈래다.
그 하나는 군사신뢰의 구축으로 초점이 모아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협력의 문제다.
남북정상회담이나 그 회담의 내용으로서의 남북불가침선언 문제가
조심스럽게 타진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첫번째 방향이다.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는 지난번 서울회담이 끝난후 평양회담에서는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면서 군사문제를 강조했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도 소련측은 소련이 구상하고 있는 동북아군축의
한 부분으로서 또 그 첫 시도로서 한반도군사긴장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10월에 체육과 음악, 그리고 총리회담을 평양에
집중시켜서 대대적인 통일무드를 조성하고 있거니와 이런 캠페인의
첫번째 목적이 국민들을 새로운 정책구상쪽으로 이끌어 가려는 시도인
것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 방향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것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정권주도하의
개방의 시작이다.
일-북한간의 급속한 관계개선과 경제교류가 여기 의존하고 있으며
남북교류도 마찬가지다.
남북간 경제협력분야에서도 이번에 상당수준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고 보는 근거도 여기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