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기의 호황에 힙입어 사상 최고치의 조선수주를 기록하던
국내조선소들이 지난 10월중 약 2년반만에 처음으로 단 한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6일 한국조선공업협회(회장 최관식)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조선소들의 수주량은 매월 최소 53만G/T에서 최고 1백44만G/T 까지
달했으나 6월을 깃점으로 수주량이 격감하기 시작, 지난 9월중 6천G/T에
그친데 이어 10월에는 단 한척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소들이 월중 단 한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한 것은 지난
88년3월이후 약 2년반만에 처음인데 이는 올들어 선가가 폭등세로 돌아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다 지난 8월초 발발한 페르시아만 사태 이후로
선주들이 발주하는데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현대중공업을 비롯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 한진중공업등
4대 대형조선소들이 지난 5월까지 활발한 수주활동을 벌여 한진중공업의
경우 계열사인 한진해운의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등 대부분의 조선소들이
오는 92년말까지 일감을 확보해 선별적인 수주활동을 벌이는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밖에 올들어 해상운임이 떨어져 해운경기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선주들이 발주를 꺼리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상운임의 대표적인 지수인 건화물운임지수(MRI)의 경우 지난달말
현재 2백50선으로 지난해말의 2백90선보다 약 14%가량 떨어졌고
원유운임지수(WS. 중동걸프-극동간 25만t기준)도 지난해말 78을
기록했으나 페만사태이후 급락, 지난달말에는 54선에 머물고 있다.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국내 조선수주실적은 4백61만6천G/T(70척)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1월부터 5월까지 수주량이 전체 물량의
88%(4백5만7천G/T)에 달해 6월이후 수주량이 급감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조선업계에서는 페르시아만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한 국내
조선수주량의 꾸준한 증가는 기대할 수 없다고 보고 그러나 페만 사태가
연내에 평화적으로 해결될 경우 지금까지 발주 관망세를 보여왔던
선주들이 대거 발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내년 상반기중에 큰 폭으로
수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올들어 10월말까지 국내 조선건조실적은
2백68만7천G/T(78척)으로 지난해 동기의 1백86만7천G/T(80척)에 비해
1백43.9%가 늘어났으며 수주잔량도 7백82만G/T(1백73척)으로 전년도
동기의 5백55만5천G/T(1백80척)에 비해 1백40.8%가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