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6일 소련 최고회의(의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소련의 경제.정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곧 연방
정부의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소련정치권의 권력갈등과 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있는 최고회의 의원들이 의사일정 토의를 거부하고 소련이 처한
현 상황에 대한 설명과 대 통령의 입장을 밝히도록 요구함에 따라
전격적으로 마련된 이날 연설에서 "경제와 사회부문,소비자 시장에서의
상황이 개선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악화됐으며 정치상황도
악화되고 민족간의 갈등도 심화되고있다"고 소련이 처한 위기 국면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의 변화에 따라 정부를 재조직해야한다고 말해 개각을
단행할 의사를 분명히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공화국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일부 공화국에서
현지간부들이 국영농장과 집단농장의 작업에 간섭"하는등
공화국지도자들이 농업 생산을 방해하고 생산물을 움켜쥔채 공급을
하지않고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소련 제2의 도시로 극심한 물품부족 현상을 겪고있는
레닌그라드를 지적하면서 "지역에 따른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있다"고
시인했다.
그의 정치 역정중 가장 중요한 연설이 될 것으로 간주된 이날 최고회의
연설은 연방정부에 대한 저항을 확대하고있는 15개 공화국의 최고회의
의원들과 특별대표들 이 회의장에 가득 들어찬 가운데 행해졌으며 소련
관리들은 이날 연설을"국정보고 "라고 지칭했다.
크렘린 궁에서 열린 이날 최고회의에는 고르바초프의 연설을 들으려는
보도진과 각국 외교관들까지 기록적으로 몰려들어 회의장에 입장하지못한
많은 사람들이 복도 에서 회의광경을 지켜봤으며 6백명 이상이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토론 대결을 보기 위해 회의장 주변에 마련된 3대의
중계 TV앞에 모여앉는등 혼잡을 이루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과 회견한 최고회의 의원들은 소련이 분열되고있다고 말하고
니콜라이 리슈코프 총리와 휘 하 연방정부의 퇴진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