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에서 이라크군을 축출하기 위해 무력 사용권을 허용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중국이 기권을 시사한 28일 원유가격은 70센트
이상 하락했다.
한 석유 브로커는 이날 원유가격 하락에 언급, "원유 구매자들이
완전히 시장에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인도분 영국산 브렌트 중질유 가격은 이날 배럴당 32달러
60센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하루전인 27일 뉴욕 원유시장의 후장가인
33달러 30센트에 비해 무려 70센트가 하락한 것이다.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은 28일 미국공식 방문을 위해 북경을 출발하기
직전 기자들에게 "우리는 항상 페르시아만 위기가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특히 전쟁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강조함으로써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지지할 것이라는 일부 미국 언론 보도는 전혀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유 거래자들은 중국이 대이라크 무력 사용권을 허용하는 유엔
결의안에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추측에 힘입어 이날
원유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중국이 지난 89년 북경 천안문 유혈사태 이후 미국이
중국에 가하고 있는 경제제재를 해제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하나의
협상조건으로 비토권을 이용할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미국 투자회사의 한 거래자는
"미국으로 하여금 중국에 다시 투자를 하도록 만드는데 이것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29일 이라크에 대해 쿠웨이트에서 군대를 철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부여하고 그후에도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이라크에
군사공격을 감행한다는 결의안을 놓고 표결을 할 예정이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들중 하나로 대이라크 무력사용권을
허용하는 이 결의안을 거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