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14일하오(현지시간) 모스
크바 공동선언문에 서명한뒤 약 20분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와 의미등에 대해 소감을 피력했다.
다음은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일문일답 요지.
<> 타스통신 쉬비에드바기자 = 이번 공동선언에 어떤 의미를 부여
하는가.
<> 노대통령 = 지난번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리는 동북아의 얼음을
깨는 회담을 가졌다. 이제 얼음을 깨는 따뜻한 봄날이 와 자유/번영/
협력의 씨앗이 뿌려지고 멀지않아 큰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 고르바초프대통령 = 노대통령각하가 문인다운 표현으로 답변하셨
는데 나는 정치인답게 얘기하고자 한다. 이번 노대통령각하의 방소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본다.
우리 두나라는 얼마전 수교했으며 서로 협력할 용의가 돼 있다. 특히
국제문제를 토의하고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전망이 아주 밝다. 그러나
그런 관계는 북한과도 가질 것이다. 이번에 양국간 기본공동선언을 조인
하고 여러 분야에 걸쳐 협정을 체결, 양국사이에 협력을 위한 든든한 기초
가 마련된 것이다. 이는 한-소 양국의 협력을 위한 좋은 기본틀이 될
것이다.
<> 연합통신 임경록기자 =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 그리고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문제에 대한 견해는 어떠하십니까.
노대통령께서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 달라.
<> 고르바초프대통령 = 노대통령의 이번 방소는 샌프란시스코회담의
합의사항을 실행하는 시작이다. 귀국방문 초청을 이번에 받았으며 이에
대해 노대통령에게 깊은 사의를 표한다. 나의 한국방문을 실현하기 위해
서는 상호간에 적합한 시기를 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멀리 미루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 두번째 질문에 답변하겠다. 우리는 한반도정세에 대해 깊은 의견
을 교환했다. 이 문제는 새로운 국제정세에 자극받아 후일 한국민의
염원이 실현돼야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우리는 이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단계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노대통령은 남북
간의 신뢰구축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으며 나도 그 견해에 공감했다.
신뢰에 기초해서만 진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 견해를 예기하면 남북한 인민들의 염원에 공감한다. 그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우리는 옆에서 그 일을 도와줄 것
이다. 이러한 문맥속에서 당신의 질문에 좀 더 구체적으로 답변하면 노
대통령에게 말한대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결이 해소되면 될수록 이것이
(북한의 핵문제) 진척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를 비핵지대로 만들도록
남북한이 서로 합의하면 모든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소련의
원칙적인 입장은 핵무기전파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노대통령 = 이번 한-소정상회담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서울에서 이곳 모스크바까지 오는데 10시간 남짓 비행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때 86년이 걸려 이곳에 왔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페레스토리아카는 벌써 유럽지역에서 파리선언을
이룩했다. 오늘 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선언은 동북아도 평화와 협력,
공존/공영의 한 지붕속에 들어가는 시발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회담에서는 양국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결합하면 함께 발전해 위대한
나라들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참으로 보람과 감회
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