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성당서 예수탄생 기려...25일 눈 예보 ***
성탄 전야인 24일 전국의 교회와 성당에서는 예수 탄생의 뜻을
되새기는 예배와 미사가 올려졌다.
도심 거리는 이날 낮 백화점과 시장에 쇼핑나온 인파로 붐비고 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시민들은 어둠이 깔리자 평소보다 귀가를
서둘러 각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오붓하고 단란한 시간을 가짐으로써
차분한 성탄절 분위기가 정착됐음을 완연히 보여줬다.
관공서와 회사 주변의 음식점과 강남등 유흥가의 술집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일찍 귀가하는 바람에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밤 자정 무렵 음주운전자로 북적거릴 서울강남경찰서 형사계에는
정적감마저 감도는등 음주운전자와 폭력피의자, 취객의 소란이 사라진 각
일선 경찰서 형사계는 `고요한 밤''을 보냈다.
경찰이 이날밤 유흥가등 우범지역을 중심으로 벌인 일제 검문검색도
고요한 밤에 한몫했다.
25일 자정부터 김수환추기경의 집전으로 `성탄자시미사''가 열린
서울명동성당에선 1천5백여명의 신도가 들어찬가운데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리며 거룩한 밤을 맞았다.
*** "가난하나 정직한 삶의 희망찬 내일 약속" ***
김추기경은 이날 발표한 성탄 메시지를 통해 "현재 우리 사회는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반인륜적 범죄와 물질주의, 이기주의로
앞길을 모를 만큼 암담하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많은 이들이
가난하면서도 정직하게 열심히 살고 불우한 이웃 들을 위해 묵묵히
봉사함으로써 참된 삶의 모습과 하느님의 현존을 전하고 있어 1991년
새해는 기필코 희망찬 내일로 동터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가 올려지고 있던 시각에 성당 입구 계단앞에서는 쌍둥이 가수
`수와 진''이 "이 땅에 가난할 수 밖에 없는 형제.자매를 끝까지 정의롭게
사랑할 것입니다"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주위에 모여든
1백여명의 젊은이들과 함께 캐롤을 합창하며 불우이웃 돕기 모금활동을
하기도 있다.
명동 거리에는 이날밤 하오10시께 평소보다 5배정도 많은 4만
5천여명의 인파가 몰려 절정을 이루었으나 자정께 대부분 귀가하고
6천여명의 시민들만 명동 성당 주변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성탄 전야의
푸근한 마음을 밤늦게까지 즐겼다.
유흥가가 밀집한 이태원과 신촌 일대에 몰렸던 많은 인파도 평소보다
일찍 빠졌다.
시민들의 차잡기 경쟁으로 밤 11시가 넘어서도 교통 혼잡이 빚어진
청량리역에서는 성탄절과 연말연시에 때맞춰 휴가를 나오는 행운을 얻은
장병들의 밝은 표정도 눈에 띄었다.
이날 서울 영하 8.4도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으나 낮을 고비로 점차 누그러졌으며 중앙기상대는 성탄일인 25일
눈이 내려 전국적으로 5-10cm의 적설량을 보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라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