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나프타를 기초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국내 유화업계에 나프타 확보 비상이 걸렸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유화업계는 나프타 수요량의 30%
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올 하반기부터 삼성,현대,럭키등의 대규모
나프타분해공장이 신규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나프타수요량이 70%가까이
증가,수입의존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걸프전이
장기화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들로부터의 나프타 도입에 차질을
빚을 경우 국내 유화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현재 기존 나프타분해업체인 대림산업과 유공이 쓰고 있는 나프타
수요량은 하루 15만여배럴로 이중 9만5천여배럴을 국내 정유5사로부터
공급받고 나머지 5만여 배럴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현대,럭키,대한유화 등이 올 하반기부터 일제히 대규모
나프타분해공장의 본격가동에 들어갈 경우 국내 나프타 수요량은 국내
정유5사의 공급능력 12만여배럴의 2배가 넘는 하루 25만여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수입의존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림의 경우 현재 나프타 수요량의 90% 가량을 국내 정유사들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나 하반기부터는 호남정유와 극동정유로부터의 나프타공급이
끊겨 수요량의 40-50%가량을 수입해야 할 판이다.
유공은 나프타 소요량의 70% 가량을 자체조달하고 있으나 나프타
도입선이 주로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 집중돼 있어 걸프전쟁 발발과
함께 장기공급선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연산 35만t짜리 나프타분해공장의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삼성종합화학은 하반기중에 필요한 60만-70만t의 나프타중 80%
이상을 해외에서 조달 해야하며 현대석유화학 역시 수요량의 70% 이상을
수입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삼성과 현대는 이미 장기적인 나프타공급물량 확보에 나서
이미 일부 물량의 장기공급 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
구체적인 가격및 물량협상 등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걸프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과 물량 등에 상당한 영향를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나프타분해공장의 본격가동에
들어갈 경우 5-6월부터는 시험가동을 개시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오는 4월까지는 시험가동을 위한 나프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걸프전쟁으로 인해 구체적인 나프타 도입협상이 중단된
상태여서 나프타 조기확보에 애를 먹고 있으며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필요한 물량의 나프타를 싼 값에 확보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한
실정"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