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이 11일 자력으로 어음을 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이날 한보그룹 계열사들은 단자사들이 교환에 몰린 81억원의 어음중
71억원을 어음교환마감시간인 하오 2시 50분까지 결제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양 한성 삼삼등 관련 단자사들은 이날 하오 6시 한보주거래
은행인 조흥은행과 관계당국의 "협조요청"에 따라 교환에 몰렸던 어음을
회수, 한보부도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한보그룹에 대한 관련은행의 자금관리가 사실상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관계당국은 검찰수사및 감사원감사결과 발표때까지 현상태를 유지하고
은행관리나 제 3자인수등 한보그룹 정사화방안은 수사결과 발표후 관련
금융기관과 협의,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만 은행감독원장은 검찰과 감사원의 조사결과가 나온 후에 사후
대책을 최종확정지을 방침이라고 말하고 만약 한보의 자금사정이 극도로
어렵고 은행대출금의 전용등이 드러나면 은행이 직접 나서 자금관리를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 은행관리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태수회장은 구속될 경우 한보의 정상경영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은행관리가 불가피하다는게 관계당국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주거래 은행인 조흥은행은 은행관리에 들어갈 경우 은행의
자금부담이 더 커질것을 우려, 은행관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조흥은행은 은행관리를 하려면 채권은행간에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은행관리시 자금조달과 운용을 은행이 맡아야하기 때문에 추가
적인 자금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지적, "우리 입장에서는 은행관리를 맡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은행관리보다는 법정관리나 제 3자 인수방법등을 더 선호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계당국자는 한보철강이 흑자를 보이고 있는등 사업전망이 비교적
양호하기 때문에 한보주택과 한보철강의 건설부문을 합병시키는등
은행관리나 제 3자인수에 앞서 다각적인 한보감량경영방법도 검토해볼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한보계열사에 대한 대출금은 은행 (지난해말 현재)과 제 2금융권
(지난 2월말현재)을 합쳐 한보주택 1천 1백 87억원, 한보철강 1천 1백
99억원, 한보탄광 2백 43억원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