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방 최고회의는 20일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함으로써 소련 헌법을 위반하고
"극한적 상항을" 조성했다고 비난하는 결의문을 압도적으로 채택했다.
결의문 채택에 앞서 일부 대의원들은 옐친 의장이 내란의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고회의는 옐친이 "합법적 국가권력기관의 대체와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함으로써 헌법을 위반하고 이 나라에 극단적인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결의문을 2백80대 31의 압도적 표결로 채택했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 19일밤 전국에 생중계된 TV회견을 통한 옐친의
고르바초프 사임요구를 옐친이 고르바초프에게 대결의 도전장을 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최고회의에 충격파를 던져 이날 최고회의 대의원들은 약
1시간의 토의과정에서 연달아 옐친을 공격했다.
우익 소유즈 그룹의 주요 멤버인 아나톨리 체호예프는 옐친의 발언을
"내란의 선전포고"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유리 샤리포프는 옐친의
연설을 "쿠데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날 투표결과는 옐친의 진보세력이 2년전 선출된 최고회의에서 열세에
몰려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음을 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날 채택된 결의문은 러시아 공화국 의회에 그들의 태도를 밝히도록
요구함으로써 이제 싸움이 옐친의 정치적 본거지인 러시아 공화국에
넘어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러시아 공화국 의회의 친고르바초프계 공산당원들은 옐친을 제거하기
위한 불신임 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작년 12월 소련이 독재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외무장관
직에서 사임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는 이날 퇴임후 최초의 공개
발언에서 고르바초프와 옐친간의 화해를 촉구했다.
자신이 이끄는 비정부 단체인 외교정책협회에서 연설한
셰바르드나제는 기자들에게 만일 현재와 같은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독재나 내란이 벌어질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옐친과 고르바초프가
만나서 그들의 의견차이를 해소하도록 촉구함으로써 현재 소련정부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소련 최고회의는 이날 그루지아 공화국에 대해 치열한 민족
싸움으로 금년들어 30명이상의 사망자를 낸 그루지아의 남오세티안
지구의 사태가 만일 3일내에 호전되지 않으면 그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소련관영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