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쟁이 7개월만에 끝났다. 평화지향의 냉전이후 세계가 한고비 큰
산을 별 무리없이 넘은 느낌이다. 부시대통령이 27일 밤 자정 (한국시간
28일 하오 2시)을 기해 공격중지 명령을 내린것은 미국과 이라크군 사령부
간에 휴전절차를 논의하는 휴전협정에 들어간다고 발표하고있어 이 휴전
협정이 조인되면 다시 전쟁책임을 묻는 강화조약으로 옮겨가는 정상적인
전쟁종결과정이 예정 된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이 강화조약을 통해 후세인의 정치적 제거를 요구하는
쪽으로 최종방향을 굳힌 것이다. 한마디로 이라크가 패전을 시인한 것이며
따라서 미국과 다국적군은 승자로서 전후처리권을 행사하게 된것이다.
무엇보다 지상전의 연장선에서 전쟁이 종결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바그다드가 군사점령되고 후세인이 물리적 강압으로 제거되었다면
걸프전이 전후처리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돼왔기 때문이다.
휴전협정/강화조약의 과정에서 후세인은 외부의 압력이 아니더라도
이라크군사능력의 태반을 잃고 이라크국민을 패전의 늪으로 빠뜨린
책임을 이라크국내에서 어떤 형식이든 지지않을수 없게 되었다.
이제 전후처리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불타는 쿠웨이트유정을 진화하는데서 부터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전쟁피해복구, 다른 한편에서는 팔레스타인문제의 해결과 중동집단안보
체제의 구축등 정치 군사 경제문제가 산적하여 있다.
후세인의 군사응징을 주도한 미국이나 전비염출에 앞장선 일본과
독일, 다국적군에 참가한 모든 나라들, 지상전의 와중에서도
외교노력을 포기하지 않은 소련과 유엔안보리가 모두 새로운 냉전이후
"전후질서"의 구축에 나서야할 때이다.
이번 걸프전은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앞으로 냉전이후 세계의 기본
원칙이 될 수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후세인의 무모한 지역 패권추구가 엄청난 희생만 치르고 도로로
끝났다는것 뿐만 아니라 미국같은 군사초강대국조차 혼자 힘으로는
현대전을 치르기 힘들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부시미국대통령의 당초 언약대로 걸프전쟁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마지막 전쟁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며 앞으로 모든 국가간의
관계는 "전쟁은 불가능하다"라는 전제위에 세워질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전후처리가 승전 미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보도가 많다.
그러나 그것은 방금 인류가 치른 걸프전의 교훈을 도외시한 잘못된 예측
이다.
미국이 협상에 의한 전쟁종결을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올바른
출발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