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다국적군의 일방적인 승리로 걸프전쟁이 종식된후 10여일이
지나면서 전후특수가 서서히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국내 업계는 업계대로,정부는 정부대로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등
중동현지에 지사원들을 복귀시키고 시장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중동특수를
잡기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는 가운데 이번주중 전후복구사업규모 파악에
나섰던 정부합동조사단 관계자들과 민간업계와의 접촉이 전경련주최로
있을 예정이어서 이를 통한 실상파악후 중동특수참여는 더욱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본격적인 수주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수입의향서가 계속 접수되는 가운데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계약체결 등
특수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자동차,건설,전자,섬유류 분야에서도 크고 작은
결실들이 맺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선진각국과 브라질등이
전쟁기여도 등을 내세우며 중동시장확보를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데다
우리기업들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경쟁력이 열세, 많은 수확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 종합상사 ; 전쟁발발직전 지사원들을 철수시켰던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주)대우, 럭키금성상사, (주)선경, (주)쌍용, 효성물산
등은 이미 지사원을 복귀시키고 17일의 라마단시작이전에 고위급
수주단까지 파견토록 하는등 수주에 열올리고 있다.
이들은 쿠웨이트로부터는 복구사업 1단계인 전후 90일간 긴급물자및
서비스공급계획에 따라 철강제품,가전,섬유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섬유직물,담요,일용잡화,가전제품,철강,비금속제품
등의 수입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주변국가들도 전후 경기활성화로
수입물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합상사들에 접수되는 중동지역 수입의향서는 전쟁전에 비해
종전후에는 2-3배로 늘어나 관계자들은 물량확보와 납기준수등에 신경을
쓰고있는 실정인데 지금까지 계약액만도 1억4천여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계약된 것 외에 럭키금성상사가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에
2억달러상당의 자동차와 가전제품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등 종합상사들은
현재 직물류,철강,자동차,전선류,타이어,전기.전자등의 분야에서 최고
10억달러까지의 대량주문을 받고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건설 ; 동아건설이 최근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10억달러가 넘는
쿠웨이트 통신 시설복구공사를 따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동지역건설공사에 참여한 바 있는 현대건설,대림산업 등도
건물,도로,교량등의 복구사업참여를 위해 미국의 벡텔,브라운 앤드 루트
등과의 합작 또는 하청을 추진하고 있다.
동아건설은 중동지역 통신시설 프로젝트를 거의 도맡고 있는 스웨덴과
네델란드의 용역업체와 접촉한 끝에 시공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이라크의 통신시설복구계획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3월초부터 미국을 방문,시장여건파악에 나섰던
하오문전무가 최근 귀국함에 따라 본격 수주작전수립에 들어갈 예정인데
장비,인력즉시동원능력, 중동 지역연고권, 신뢰도등이 좋아 발전소,
석유화학플랜트, 항만, 도로, 교량, 비행장, 단순건축물, 주택단지, 각종
통신시설공사등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종합건설도 미국과 유럽에 수주단을 파견했고 극동건설,
대림산업,삼환기업, 풍림 등도 기존공사의 재개와 신규공사수주 등과
관련한 대비책을 나름대로 마련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쿠웨이트에는
민간인출입이 통제되고 있고 유정화재진압전에는 석유화학과
유전관련복구사업은 손댈수가 없어 아직 구체적인 계약체결등이 실현
되기는 이르다는 입장들이다.
<> 섬유 ; 전쟁의 영향으로 중동국가들의 군사시설이 확대되고
재정상태호전예상으로 중동의 구매욕구가 살아나면서 직물류,군복등
유니폼,담요,일반의류 등의 수요가 일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 1월 이화섬유가 중동지역에 50만달러어치의 직물류수출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3월중에는 3백만달러어치의 수주를 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물산은 직물류를 사우디아라비아에 1백10만달러어치를 수출키로
했고 쌍용은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직물류 10만달러어치를, (주)대우는
이란에 직물류 7백만달러 어치를 각각 수출키로 계약했다.
이에 따라 직물류의 대중동수출은 전쟁기간중에 월평균 3천만-
4천만달러에 불과했으나 3월부터는 걸프전쟁발발이전의 월평균
8천만달러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 전기.전자 ; 종전이후 아직은 별 수주가 일지않고 있으며 다만
전쟁발발전에 수주받아놓고도 선적하지 못했던 물건들을 일제히 중동으로
출발시키고 있다.
삼성,금성등 주요 전자업체들은 철수시켰던 지사망을 복구시키고 현지
바이어들과의 재접촉을 통해 수출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쿠웨이트등 전쟁당사국이 아닌 주변국가로부터는 전후 경기회복으로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으나 쿠웨이트의 경우는 통신시설외의
컬러TV, VCR, 라디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등의 민수용품은 앞으로 2-
3개월은 더 지나 내부사정이 어느정도 정리 돼야 대규모로 주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조기에 대량 구매될 통신시설의 경우는 교환기,케이블
등에서 우리 상품의 경쟁력열세나 생산시설부족 등으로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며 다만 전화기등에서는 그런대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기업들은 대책을 마련중이다.
전자업계는 올해 중동수출이 약 5억달러정도로 예상했으나 특수의
영향으로 이 보다 50% 늘어난 7억5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있다.
금성사는 최근 전쟁과 직접 관계는 없으나 이집트에 향후 7년간
1백75만대(3억 달러상당)의 컬러TV를 수출키로 계약했다.
<> 자동차 ; 중동국가의 군사시설 확충 등에 힘입어 자동차분야의 수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자동차가 지난해말 사우디아라비아에 지프,트럭 등 3백32대를
수출한데 이어 전쟁이 끝난후 사우디에 다시 1억달러상당의 지프,트럭
1천1백대의 주문을 받아 현재 가격,인도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중이다.
또 이집트로부터도 4천대의 주문을 받고있는데 이집트는 부품형태로
수입, 현지 조립생산을 원하고있어 7천만달러에 달하는
자동차조립플랜트수출도 추진중이다.
이밖에 예멘,나이지리아,이란 등지에서도 수입의향서를 보내와
아시아자동차는 검토단계에 있다.
한편 쌍용자동차도 리비아로부터 지프형 승용차 1천대를 종전후
주문받아 놓고 있다.
<> 타이어 ; 전쟁발발이후 1천4백만달러상당의 수출차질을 빚었으나
지난 2월 중순부터 수출재개로 3월초까지 그간의 차질물량이 모두 해소됐다.
타이어업계는 이들 물량에 대해서는 이미 선적을 완료하고 지금은
전쟁전과 같은 정상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현지 금융사정이 회복되면 향후 2-3개월동안은 쿠웨이트와 사우디
등으로의 수출물량이 과거보다 50%정도 증가,월평균 1천4백만달러에서
2천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는 개전직후 1천만달러의 수출차질을 빚었으나 2월말까지
차질물량을 전량선적했고 금호타이어도 3백50만달러상당의 차질액 중
2백만달러는 2월말까지, 나머지 1백50만달러는 3월초까지 각각 선적을 끝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