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들로르 유럽공동체(EC) 집행위원장이 오는 92년 6월 EC집행위
총수로서의 8년간의 카리스마적 역할을 청산하고 프랑스 정계로 복귀할
것인가, 아니면 사상 유례없는 3차 연임을 노릴 것인가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차기 EC집행위원장 자리를 놓고 유럽정치지도자들간에 경합전이
이미 사실상 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후임자로 강력히 떠오르고 있는 인물은 루드 루버스 네덜란드
총리, 펠리페 곤살레스 스페인총리, 빌프리드 마르텐스 벨기에 총리,
마르틴 방게만 EC산업정책담당 집행위원등 4명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이중 루버스총리가 가장 유망시되고 있다.
그 까닭은 곤살레스 총리나 들로르 전프랑스 재무장관과 마찬가지로
EC 12개국중 대국의 사회당계 인사가 또다시 집행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보다는 소국에서 특히 비사회당계 지도자가 차지해야 한다는 정치적
배려와 압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방게만 전서독경제장관의 차기 집행위원장 지명가능성은 통독후
독일의 비중증대에 대한 우려와 비판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기사당계인
마르텐스 총리는 옳초 "범유럽차원의 역할"을 맡을 야망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바 있으나 앞으로 공식제의를 받을 경우 이를 번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자신의 장래 거취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들로르
위원장은 차기 프랑스 총리, 또는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프랑스 의회선거가 오는 93년, 그리고 대통령선거가 오는
95년에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오는 92년 EC집행위원장직을 물러날
경우 현재 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자크 샤방델마 전총리의
후임으로 보르도 시장직을 당분간 맡게 될는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