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일본 중고선 도입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던 여객선의 건조를
국내 조선소가 처음으로 본격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시속 40노트에 승선정원이
3백50명인 초 고속 여객선을 건조키로 하고 이를 위해 최근 기본선형을
건조해 기술 및 모형시험 을 모두 마치고 현재 건조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초고속 여객선 건조는 외국기술진의 도움없이
그동안 축적된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추진되는데다 아직까지 국내
조선업계가 손대지 않은 고부가 가치분야인 여객선에 신규 진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이 건조준비중인 초고속 여객선은 여객만 실어나르는
순수여객선으로 이같은 배는 여객선건조 기술이 발달한 노르웨이 등
유럽지역에서 건조돼 왔으며 세 계최대 조선국인 일본도 건조를 하지 않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우선 1척을 건조해 현대그룹이 추진하는 소련 시베리아
산림개발 의 근로자 수송용으로 투입한후 추가로 건조하는 여객선은 앞으로
개설될 예정인 한. 중 및 한.소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한.일항로를 비롯, 한.중항로, 연안항로에 운항하는 여객선은
일본 중 고선 도입에 전적으로 의존해와 국내 조선업계가 여객선을 본격
건조할 경우 국내 여객선업계에 활기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여객선 건조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본격적인
건조에 나서 국내 수요충당은 물론 해외수주도 적극 벌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선박이 장거리를 빠른 속도로 운항하는데 따른 심한 선체의
요동문제를 해 결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를 고안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의 여객선 건조 성패여부는 새로 배를 짓는
가격(신조선가 )과 중고선 가격과의 엄청난 차이때문에 선주들이 신조선
발주를 꺼리고 중고선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는 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내 현대상선 등과 같은
대형선사 들이 일정액의 금융을 선주들에게 지원해 주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계에서는 지난해 대동조선을 비롯, 대선조선, 신아조선 등
3개 중형 조선소와 한국조선공업협회, 해사기술연구소가 공동으로 카페리
개발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중형조선소들이 걸프사태와 원양업계의 침체로 일감부족사태에
직면한데 다 여객선을 구입하게 될 선주들도 일본 중고카페리에 비해
선가가 월등히 높아 중 형조선소 중심으로 추진해온 카페리 개발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