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우리나라 철강제품의 국제경쟁력이
과도한 금융부담으로 인해 크게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세계적인 경제전문연구기관인 미국의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가
최근 발표한 "올해 1.4분기중 세계 철강제품 생산비 비교"에 따르면 불과
2-3년전만 해도 세계 최저수준을 자랑하던 한국산 철강제품의 t당
생산비용은 총 5백11달러로 영국(4백79달러), 브라질(5백2달러),
대만(5백7달러)에 이어 세계 4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한국산 철강제품의 순수제조비용이 t당 평균 4백7달러로
풍부한 철광석과 유연탄을 가지고 있는 브라질(t당 3백55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낮지만 t당 금융비용은 브라질(1백47달러) 다음으로 높은
수준인 1백4달러에 달해 국제경쟁력 약화의 주요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 철강제품의 t당 금융비용 1백4달러는 영국(12달러)의 8.7배,
독일(20 달러)의 5.2배, 미국(32달러)의 3.3배, 캐나다(42달러)의 2.5배에
달하는 것이며 일본(79달러)보다도 1.3배나 높은 것으로 우리나라
철강회사들의 과도한 회사운영자금 및 시설자금 도입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최근까지 우리나라 철강제품의 국제경쟁력이 세계 최고수준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던 t당 임금은 66달러로 브라질(37달러)에
이어 여전히 두번째로 낮지만 최근 2-3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어
더이상 국제경쟁력 유지의 요인이 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국산 철강제품의 t당 생산비가 이처럼 세계 4위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총 생산비가 t당 6백14달러인 일본의
경우 철강제품의 질이 우리보다 한결 뛰어나며 독일(5백42달러)은 동서독
통합후의 가격 경쟁력 향상요인을 안고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산
철강제품의 국제경쟁력은 사실상 더욱 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