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년 5월 연세대에서 현직교사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
교육계는 물론 사회전체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윤영규)이 오는 28일로 창립 두돌을 맞는다.
정부에 의해 불법노조로 규정된 전교조에 대한 시각은 현재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즉, 전교조가 이른바 ''참 교육''과 ''교육 민주화운동''을 꾸준히
전개함으로써 교육환경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하는쪽이 있는가
하면 전민련등 재야단체가 주관하는 각종 시위,집회등에 전교조가
적극참여하는 것과 관련, ''급진이념에 사로잡힌 비판세력''이라고
비난하는 쪽도 있다.
이처럼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전교조가 창립초기 정부의
`교원노조창립 절대 불허 ''란 강경대응에 따라 노조탈퇴를 거부한
1천5백27명의 교사들이 해직당하는 시련을 겪었던 점은 아직도 모든 이의
기억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이로인해 전교조의 활동이 그후 상당히 위축되기도 했으나 최근
명지대생 강경대군 폭행치사사건이후 5천3백여명의 교사들이 정부당국의
징계방침에도 불구하고 시국선언에 참여하는등 일선 교육현장 분위기가
전교조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된데 힘입어 조직 강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교조측은 현재 "전국 15개 시도지부와 1백47개시.군.구 지회에 모두
1만4천9백23명이 조합원으로 가입, 활동하고 있다"면서 "이 조합원수는
전교조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87년 7월보다 오히려 2천여명이
늘어난 상태"라고 밝혔다.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교직원 노조참여와 관련,해직된 교사중 가정
사정등으로 5백여명은 전업하고 1천여명은 여전히 전교조와 관련된 각종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교원 31만8천여명중 해직됐거나 학교에 재직중인
조합원,후원회원을 모두 합쳐도 조합원수가 4만6천여명에 불과해 전교조
활동이 아직은 일정한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교조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당국에 의해 해직된 교사들을 중심으로
교사 숙직 없애기, 학교경영 민주화 등을 추진, 일선 교사들의 지지를
얻었으며 다른한편으로는 육성회비.찬조금 반환운동, 돈봉투 없애기운동
등을 전개해 일선 학부모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또 자신들의 조합활동을 위해 매달 4억여원의 조합비,후원회비 등으로
재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교조의 당면과제는 합법성 쟁취 <>대중성 확보이다. 이를위해
전교조는 지난 3월 실시된 기초의회 선거에 7명을 출마시켜 모두
당선시켰으며 오는 6월 20일로 예정된 광역의회 의원선거에도 20여명의
후보를 내세운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전교조는 앞으로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교육민주화 운동을 적극
추진해나간다는 목표아래 광역선거 이후 야당세가 강한 지역에서부터
''단위학교 운영에 관한 조례'' 등의 제정을 통해 자신들의 교육이념을
교육현장에 반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전교조는 이와함께 합법성을 쟁취하기 위해 대정부 투쟁을 강력히
전개하는 한편 전교조를 부정적으로 보는 상당수 국민들의 이미지 개선
및 참교육 실현 방안으로 "전교조 신문"을 매달 3만8천부씩 발행하는 등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전교조 활동이 정부에 의해 여전히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는 동안 전국
교직원의 단체이었던 대한교련이 ''한국교총''으로 이름을 바꾸는등
`어용시비''를 털어내고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사실도 주목되는 점이다.
이와관련,최근 한국 교총회장에 취임한 원로 교육학자인 현승종박사가
"전교조의 주장에도 귀담아 들을 만한 것이 있다"고 말한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러한 간접적인 전교조의 활동평가에도 불구, 전교조는 "교육의
민주화는 사회 정치의 민주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논리로
범국민대책회의등 재야의 정치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교사들의
정치적인 행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당국과 현 격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교조는 전교조사태 당시 문교장관이었던 정원식씨가 신임
국무총리서리에 임명됨으로써 전교조의 활동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가 우려하고 있다.
아무튼 신임 정내각의 등장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맞게된 전교조가
앞으로 그 진로와 활동방향을 어떻게 잡아갈지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