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6일 알렉산드르 베스메르트니흐
소외무장관과 7일 제네바에서 회담을 갖는다고 밝히고 소련은 서방 국가들의
대규모 원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코펜하겐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회담에 참석한 베이커 장관은
귀국길에 제네바에 들러 베스메르트니흐 장관과 회담을 갖고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관한 문제들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베이커 장관은 또 이번 외무장관회담에서는 올 여름 모스크바에서
열기로 추진중인 미소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의 견해차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탈리 추르킨 소 외무부 대변인도 고르바초프 대통령를 수행중인
베스메르트니흐 장관이 일단 귀국했다가 제네바로 향할 것이라고 밝히고
외무장관회담에서는 START문제와 정상회담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 말했다.
추르킨 대변인은 이어 앞으로 열릴 양국 정상회담의 핵심을 이룰
START협정에 언급, "우리는 서로 의견이 근접해 있다"고 밝히고 정상회담의
일정이 확정됐다는 일부의 보도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스위스의 한 관리는 베이커 장관이 7일 하오 2시(한국시간 하오 9시)에
제네바 에 도착, 제네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베스메르트니흐 장관과 만나
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커 장관은 나토 외무장관회담을 끝내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사정에 있는 소련경제를 구하기 위해 서방국가들이 대규모 원조를 제공할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했다.
베이커 장관은 "소련 지도자들과 국민들은 서방 국가들로부터 원조를
기대하지 말고 경제개혁에 따르는 부담을 스스로 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소련은 새로운 미래로 향하는 길을 여는 의지를 보여야 하며 스스로의
노력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소련에 한꺼번에 대규모 원조를 한다고 그것이
소련의 개혁에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개혁은 오랜
시간이 경과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커 장관은 그러나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이 금세기의
가장 의미있는 혁명이라고 평가하고 "페레스트로이카의 성패에 따라 우리
모두의 손익도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말했다.
베이커 장관은 이와 함께 소련정부는 발트해에 인접해 있는 공화국들의
독립을 인정하고 쿠바등에 대한 원조를 삭감하는 등의 정치적인 양보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도 소련의 경제개혁에는 오랜 시간과 함께
엄청난 고통이 따를 것으로 진단하고 서방국가들이 한꺼번에 대규모
원조를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어 미국은 과거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경제원조를
한 경험을 통해 경제개혁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교훈을 얻었으며 특히
소련의 경우에는 더많은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