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은 지난해 예금시장 점유율이 크게 확대됐으며
수익성도 국내은행의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일본계은행들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1.4%나 증가하여 이익신장세에서 미국 등 구미은행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0년도 외국은행지점 영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의 예수금 평잔총액은
1조4천3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5 8%가 증가, 지난해 국내은행의 예수금
평균증가율 31.6%를 배이상 웃돌았다.
이에따라 외국은행의 국내 예금시장 점유율은 88년말과 89년말의
1.1%에서 90년말에는 1.7%로 크게 높아졌다.
외국은행의 수신이 이같이 증가한 것은 CD(양도성 예금증서)수신고가
지난해 평잔기준으로 4천2백37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2백61.5%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국의 금융시장개방압력에 따라 앞으로 외국은행들의
CD발행한도를 확대해줄 방침으로 있어 외은지점의 국내 금융시장 잠식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은지점들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국내은행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외은지점의 세후 당기순이익은 1천3백26억원으로 전년보다
7.5%가 감소했다.
외은지점의 이익이 이같이 감소한 것은 국내 금융시장의 여건악화보다는
자금조달비용상승과 경비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외은지점들은 예금유치를 위해 CD수신금리를 국내은행보다 2-3%포인트
인상했으며 구미은행들은 본점의 경영악화에 따라 한국지점에 대한
조기퇴직제(ERP)를 실시하여 지난해 퇴직급여충당금이 39억원, 인건비가
1백13억원 각각 증가했다.
외은지점의 지난해 총자산이익률(ROA)은 1.39%로 전년의 1.83%보다는
떨어졌지만 시중은행의 0.69%에 비해서는 배에 달해 수익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외은지점중 일본계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백42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51.4%(1백16억원)가 증가하여 미국계 24.7%, 영국계 31.8%,
프랑스계가 12.4% 각각 감소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일본계은행들이 처음으로 다른 외국계은행들을 제치고 수위를 차지한
것은 수입 수수료, 외환매매익 등 비이자부문의 이익이 크게 증가했으며
대손충당금 추가설정 규모를 상당히 감소시켰기 때문이다.
외은지점별 당기순이익을 보면 후지(부사)은행이 전년보다
1백42.8%(40억원) 증가한 68억원으로 가장 두드러진 신장세를 보였으며
일본계 사이타마, 도까이, 다이 요고베, 홍콩계 홍콩샹하이, 미국계 세팍,
프랑스계 파리바 등도 전년보다 10억원이상의 이익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기퇴직제에 따른 퇴직금부담이 큰 시티은행 서울지점은
1백31억원으로 외은지점중 가장 많은 이익을 내기는 했으나 전년보다
9.0%(13억원)감소했으며 지난해 1위를 했던 체이스 맨해턴은행(CMB)은
37억원으로 전년보다 75.3%(1백13억원)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