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별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국내 식용유소비량이
수입품으로 완전 대체돼 국내 생산기반이 와해될 가능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식용유수입이 자유화 되면서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외국산 조유(원유)를 들여와 정제해 판매하고
있는데다 미원, 오뚜기식품 등은 완제품을 이미 수입하고 있거나 수입할
움직임이어서 국내 식용유생산 기반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삼강, 서울하인즈, 삼립식품, 삼성물산 등 10개 업체가 수입이
자유화된 이후 5개월동안 수입한 식용유는 면실유(목화) 1만7천여t을
비롯, 대두유 9천8백여t, 채종유(유채) 7천2백여t, 옥배유(옥수수)
4천4백여t 등 줄잡아 4만5천여t에 달했다.
이같은 수입물량은 국내 연간 소비량인 20만여t의 약 23%를 차지하는
수준일뿐만 아니라 이런 추세라면 올 한햇동안 국내 소비량의 절반이상을
수입품이 차지할 전망이다.
수입식용유의 범람은 기존 국내생산업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
옥배유와 미강유 (쌀겨)를 주로 생산해 온 정남식품과 한국유량, 신양현미,
경기유지 등 중소 식용유 업체들은 이미 식용유수입 개방과 함께 식용유
생산을 거의 중단하고 시설의 대부분을 외국산 조유의 정제시설로
전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간 4만여t의 국산 대두를 정부로부터 의무적으로 사들여 국내
식용유 생산량의 약 90%인 18만t의 대두유를 생산하고 있는 동방유량,
제일제당, 삼양유지사료 등 대두가공 3사는 대두유의 원료인 국산대두
가격이 수입대두보다 다소 높아 원가 부담을 크게 안고 있는데다
수입식용유까지 밀려와 식용유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30% 수준으로 낮추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대두가공 3사는 대두를 가공할 때 식용유와 함께 생산되는
대두박 마저 가격경쟁력에서 외국산에 뒤져 대두가공을 거의 중단해야 할
상황에 직면, 하나의 돌파구로 식용유생산시설을 원유정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