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한 가톨릭계 남녀 공학 중학교 남학생들이 교장에 대한
항의시위에 여학생들이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3일 밤(현지시간)이
학교 여학생 기숙사를 습격, 19명의 여학생을 살해하고 67명을 부상케
했다고 케냐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케냐의 데일리 내이션지는 "나이로비 북서쪽 1백70 지점에 위치한
메루의 성키치토 중학교 남학생들이 이날 밤 여학생 기숙사를 공격,
이들을 밟아 죽이거나 질식시켜 사망케 했다"고 전하고 "부상한 여학생
가운데 일부는 자신들이 강간당했음 을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남학생들이 돌로 기숙사 문을 부쉈으며 공포에 질린
여학생들은 기숙사내 작은 방이나 구석으로 내몰렸다"고 말했는데 케냐
경찰은 남학생들의 공격이 있기 직전 전기가 고의적으로 끊겨 기숙사가
암흑천지로 변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이 중학교 학생들이 체육비를 내지 못해
체육경기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자 남학생들이 교장에 대한 항의표시로
수업거부 운동을 벌였으나 여학생들이 이에 동참하지 않음으로써
비롯됐다.
이날 여학생 기숙사 공격에는 이 학교 남학생 3백6명 가운데 대부분이
가담했으나 사건직후 3명만이 체포되고 대다수의 남학생들은 인근
숲속으로 달아났다.
한편 케냐당국은 이 학교에 대해 무기한 폐쇄조치를 내렸으며 다니엘
아랍 모이 대통령도 즉각적인 수사를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