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품의 경쟁력에 대해서 국내외적으로 비관적 전망이 속출하는 속에서
그래도 희망을 가꿀수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 우선 반갑다. 상공부에
따르면 올들어 6월말까지 발생한 무역클레임은 1,358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9.9%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것은 품질불량에 따른 클레임이
71.1%나 줄어든 사실이다. 이처럼 클레임이 준 원인이 노사관계의 안정화
경향과 클레임방지의 중요성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높아진 때문이라는 것도
또한 대견스럽다.
한국이 개도국의 우등생으로 이름을 날리다가 최근 관심권밖으로
밀려나게된 주요원인중 하나는 상품의 품질을 향상시키지 못한점을 꼽을수
있다. 작년 1.4분기중 수출품검사 불합격률은 15. 3%로 88년의 3.
0%보다 크게 늘어났으며 이것은 상품품질이 오히려 저하되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품검사 불합격률은 1. 5%이고 대만은 2. 5%인 점에
견주어 보면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얼마나 취약해졌나 하는것을 잘말해주고
있다. 이런 결과로 88올림픽을 전후하여 일본에서 판매가 늘어나던
우리상품이 요즘은 푸대접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자기나라를 추격할 가장
무서운 상대로 한국을 지목했던 일본인들이 최근에 와서는 한국은 하등
두려워할 상대가 못된다고 기고만장하게 된것도 우리상품의 품질이 그들
눈에는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값만 비싸졌지 상품의 실속은
없으니 누가 사겠냐는 것이다.
경영진단의 세계적 권위인 톰 피터스는 그의 역저 "경역혁명(Thriring on
chaos)"에서 "품질은 곧 이윤이다. 품질향상은 비용절감의 1차적
원천이다"라고 강조한다. 미국이 일본이나 구서독에 뒤떨어지고 있는 것도
품질향상노력을 게을리한 점에 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는 "품질혁신이란
먹고 자고 숨쉬는 것처럼 품질의식이 체질화되는 것을 말한다"고 단정했다.
톰 피터스의 맥락에서 보면 한국은 민주화과정에서 노사갈등에 휩싸이면서
품질의식의 체질이 흐트러졌기 때문에 품질불량율이 높아졌다고 진단할수
있다.
올들어서 노사문제가 진정되면서 제품불량률이 줄어든 것은 또한 우리의
품질의식체질이 회복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아울러 이것은 우리가
품질불량률을 한층 낮추면서 품질을 한단계 높게 혁신할수 있음을
고무한다. 품질의식의 체질화야말로 한국경제의 성패를 가름할 요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