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상반기 6개월동안의 경상수지적자가 총58억4천만달러로 집계되었다는
한은발표 그자체는 결코 충격적이라고까지 말할 뉴스가 못된다. 그 규모는
1분기 3개월사이에 벌써 40억달러에 육박한바 있고 5월말까지의 누계가
54억달러를 넘었었기 때문에 이미 예상되던 일이었다. 오히려 월별
적자금액이 꾸준히 감소되어 6월에 와서 3억7천만달러밖에 기록되지 않은
것을 다행한 일로 평가함직하다.
그러나 그토록 엄청난 적자규모에는 한번더 놀라지 않을수 없고 걱정을
금하기 어려워진다. 국제시장의 기름값과 주요 원자재가격이 그런대로
안정세를 보였기 망정이지 안그랬더라면 어찌되었을까 생각만해도 겁난다.
아무튼 이 적자는 작년 같은 기간의 약4배,작년 한햇동안의 약3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런데 정작 큰 일은 장래에도 쉽게 개선될것같지 않아보이는 점이다.
7월중의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무려 20억달러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함으로써
한달뒤에나 발표되겠지만 경상수지적자가 10억달러내외로 다시 불어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던 경제기획원과
한국은행예측이 초반부터,그것도 엄청나게 빗나가 버리는 것도 문제지만
계속 좁혀져 오던 수출.수입간의 역조가 돌연 다시 늘어나는 현상은 가볍게
보아넘길 일이 아니다. 2월과 3월을 빼고는 줄곧 두자리수 증가율을
기록해오던 수출이 7월에는 27일현재 고작 3. 2%증가로 곤두박질친반면
수입증가율은 28%로 오히려 더욱 높아졌다.
물론 경상수지적자가 이렇게 불어나는 이유는 여러갈래로 설명이
가능하다. 우리 경제자체가 구조적으로 수입의존도가 높은데다가 수출의
경쟁력약화에 미국등 주력시장의 경기둔화가 겹쳐 고전을 하고 있는
탓이다. 특히 건설경기와 자동화관련 수입수요가 엄청나며 그것은
대일무역적자를 더욱 확대시키는 또다른 요인이 되고있기도하다.
지난 7월의 수출부진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는 어려울것같다.
미국경기가 예상만큼 빨리 회복될것같지 않고 한국상품의 경쟁력이 곧 크게
개선될것같은 호재도 현재로서는 안보인다. 게다가 4분기에는 원유가가
뛸것같다는 예상마저 나도는등 사정은 불안하기 짝이없다.
건설경기진정과 불요불급한 수입수요의 자제로 수입이 얼마간 조절되는게
바람직하지만 시장이 개방되고 과소비풍조가 좀처럼 걷히지 않고있는
마당에 쉬운일이 아니다. 정부는 이제 더이상 "하반기흑자"운운하는
한가한 소리 그만하고 늦기전에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