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후 3년10개월만에 집단으로 경찰에 나와 암매장 사건을
털어놓은 김도현씨(38) 등은 "양심에 따라 자수했다"는 당초 자백과는
달리 범행이 탄로날 것이 두려운 데다 발각 이후 극형을 겁냈고
심한 죄책감에 못이겨 자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8일 중간수사
발표에서 밝혔다.
이들은 또 자수 과정에서 구원파와 세모 관계자 6명이 참석, 자수를
도왔다고 밝힘으로써 이들과 세모 및 구원파와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수사를 맡은 검찰은 6명의 참여자들이 출두를 꺼리거나 출국하는
바람에 신병을 확보치 못해 배후를 밝히지 못한채 김씨 등을 일단
기소하게 됐다.
현재 검찰이 밝힌 자수 과정을 보면 김도현씨가 지난해 3월께 고향
친구이자 오대양에서 이상배씨 폭행사건과 관련돼 구속됐을 당시
옥바라지를 해준 이재문씨에게 직원 살해 암매장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씨는
이세윤씨 등 다른 가담자들과도 만나 자수를 권유하는 모임을 가져왔다는
것.
이씨는 이들에게 "자수해도 생계 등은 걱정할 것 없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세모 윤모부장(41)과 구원파 간부 S씨(41)등 관계자들을 불러 자수및
구속 이후의 가족 생계문제 등을 상의하도록 했고 지난 6월 마지막까지
모임에 참석을 거부하고 자수에 반대하던 오민철씨와 김강규씨등 2명 마저
설득, 자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달 10일 강남구 청담동 이씨 집에서 모인 이들은 곧
충남도경에 전화를 걸고 대전으로 내려와 자수, 범죄사실을 털어
놓았으며 이씨는 마지막까지 자수를 꺼린 오씨등 2명을 제외한 4명을
위해 신도 김계숙씨(41.여.강남구 일원동)로 부터 1천5백만원, 가족이
가지고 있던 1백만원 등 모두 1천6백만원으로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돼있다.
이에 검찰은 자수 모임에 구원파와 세모 관계자가 참석했고
1천6백만원을 내놓은 김씨가 "구원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돈을
내놓았다"고 말하는 점 등이 석연찮은 것을 들어 이들의 자수 동기와
배후에 그이상 층의 지시가 개입됐을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구원파나 세모가 오대양과의 연결고리를 이번 기회에 완전히 끊기
위해 자충수를 둔것이 아닌가하는 의혹 부분은 <>관계자들이 모두
개인적으로 참석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수감중인 유병언씨도 "모두 잊은
오대양 사건을 새삼 드러내 내게 이득될 것이 있겠느냐"며 회사
차원에서의 관여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다 <>일부 관계자들은 소환에
불응하고 있어 정확한 자수배후나 동기부분 규명은 검찰의 규명 의지에도
불구,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즉 자수배경은 단지 국민적인 관심사이고 의혹일 뿐 형사상의 문제가
아니며 관련자들이 조사에 불응한다 해도 형사처벌할 명분이 없다는 점에
수사의 어려움이 남아있다.
그러나 세모나 구원파의 자충수 결과라는 추측을 배제한다면 현재 가장
설득력 있는 자수문제에 대한 해답은 구원파나 세모의 내분 또는 알력에
의한 자수 유도설 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재문씨가 이들을 자수시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집단으로 부터
지시를 받아 자수토록 유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으로서, 개인적으로
두려움이나 양심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이들을 설득하기는 매우 쉬운
일이기 때문이라는 논리에 입각한 것이다.
아직 구원파나 세모 내부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나
이번 사건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쪽은 세모여서 궁극적으로
유병언씨에게 치명타를 입힐 것을 고려한 집단이 이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추론은 유씨가 검찰의 조사에서 "오대양 사건을 재론해 내가
이득볼 것이 무엇이냐"고 주장하고 있고 자수자 4명에 대한 변호사
자금을댄 김씨도 "구원파 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였다"고 밝히고 있어
상당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유씨가 기업을 시작하면서 헌금을 사용하는 등 구원파와 종교적인
문제로 알력이 있었던데다 교단의 도움으로 기업을 번창시키면서도
구원파를 푸대접했기 때문에 구원파 일부에서 유씨를 곤경에 빠뜨리려
했고 때마침 세모로 입성하려 했으나 실패한 김씨 등이 나타나자 이들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더구나 구원파 내에서 이단으로 몰리는 통용파가 세모의 개발비 및
운영자금등 경제적인 문제에 기여한 바가 큰 데도 회사측이 적절한 대우를
하지 않았으며 최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까지 보였다는 점은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같은 주장은 이재문씨와 김계숙씨,세모 Y부장(41), 구원파 간부
S씨 등이 같은 생각을 하거나 보이지 않는 내적인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짐작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구원파
일부와 세모 회사내 일부가 결탁했을 가능성이 커 어느정도 설득력을 갖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