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최소한의 연방제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연방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고 압력을 넣고 있는 가운데 3일째 회의에 들어간
소련 최고회의 비상회의는 28일 탈소독립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공화국에 최
고회의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의결했다.
최고회의는 이날 이반 라프테프 부의장의 제안에 따라 아나톨리
소브차크 레닌 그라드 시장을 단장으로 한 최고회의 대표단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백97, 반대 6으로
통과시켰다.
라프테프 부의장은 알렉산드르 루츠코이 러시아공화국 부통령을
단장으로 한 러시아정부 대표단이 이미 우크라이나공화국 관리들과
국경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키예프로 떠났다고 밝히면서 소련최고회의
대표단이 이들과 합류해 우크라이나공화국의 `정치상황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공화국에 이어 소련에서 두번째로 큰 우크라이나공화국의
최고회의는 지난 24일 독립을 선언하고 독자군 창설과 함께 공화국내에
주둔한 연방군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화국
최고회의의 독립선언은 오는 12월1일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타스통신은 옐친대통령의 대변인이 지난 26일 러시아공화국과 독립을
선언한 이웃 공화국들간에 국경문제에 관한 쌍무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공화국은 국경선 문제를 재고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양공화국간의 관계가 악화돼왔다고 밝혔다.
이날 최고회의에서 아나톨리 루키아노프 전최고회의 의장은 15분간의
연설을 통해 쿠데타 연루설을 부인했으나 쿠데타세력들에 대해 보다
단호하게 행동하지 못했던 점은 시인했다.
그는 사임압력으로 최고회의 의장직을 물러난 뒤 처음으로 행한
최고회의 연설에서 "혼란스러웠고 당황했으나 반역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그같은 상황에서 나는 좀더 효과적이고 단호한 행동을
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쿠데타 발발 첫날 최고회의를 소집했어야 했다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비난도 인정했다.
이에 앞서 고르바초프는 27일 최고회의 연설을 통해 어느정도의
연방제가 존속되지 않을 경우 연방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최소한 군 및 경제연합체로의 연방구조는 유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15개공화국 모두가 참여하는 군및 경제연방을
유지하고 이와는 별도로 연방제를 유지하려는 몇몇 공화국들을 규합해
정치적인 연방을 구성하는 이원적인 연방제를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미 발트해 연안 3개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은 일부 공화국들로 구성된 연방체제를 유지하려는
고르바초프의 노력을 대체적으로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