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3월 이후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던 CPI 상승률은 전월 2.4%에서 반등했다.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월 미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로는 0.2% 올랐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과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6%)와 부합한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새 3.3% 상승했다. 이 기간 에너지 가격이 4.9% 감소한 반면, 식품 가격은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월간 전체 항목 증가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미 노동부는 “특히 주거비와 식품이 주요 상승 요인이었으나 에너지 가격은 감소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 인하폭이 0.2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ed는 9월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이달 또다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왔다.이날 CPI 발표에 앞서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인상과 세금 감면 정책이 불러올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보일 정책들이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시행해온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JP모간은 최근 트럼프표 관세 및 감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율을 약 2.5%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경제학자는 “올해 근원 CPI가 2%대로 내려오더라도 내년에 다시 3% 이상 올라 Fed의 목표치를 크게 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리안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와 손잡고 새로운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구축에 나선다.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13일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인 블랙웰을 장착한 슈퍼컴퓨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날 도쿄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 재팬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이 같은 계획을 논의했다.두 회사는 엔비디아의 DGX B200 제품을 기반으로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이후 진화된 ‘그레이스 블랙웰’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AI를 이용한 모바일 네트워크 통신망 구축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황 CEO는 “일본 전역에 AI 통신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많은 기업이 엔비디아와 협력해 왔고 일본은 우리에게 중요한 국가”라고 강조했다.황 CEO는 이날 대담에서 AI혁명을 ‘큰 파도’라고 표현하며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모든 업계, 모든 나라에서 독자적인 AI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황 CEO는 반도체 제조에서 일본과 협력할 의지도 밝혔다. 엔비디아는 AI반도체 제조를 대만 TSMC에 위탁하고 있다. 황 CEO는 “TSMC는 뛰어난 회사지만 기업이 탄력성을 갖추려면 공급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 거점 분산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 홋카이도에서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라피더스에 제조를 위탁할지에 대해 “라피더스를 신뢰한다”며 “그런 때가 온다면 명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도쿄=김일규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이 세계 최대 용량인 122테라바이트(TB)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출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함께 양대 인공지능(AI) 메모리반도체로 꼽히는 eSSD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가 기술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솔리다임은 기존 최대 용량 제품(61.44TB)보다 용량을 두 배 끌어올린 122TB eSSD 제품인 ‘D5-P5336’(모델명)을 출시했다고 13일 발표했다. eSSD는 데이터 처리가 빠르고 전력을 덜 소모해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빠르게 대체하는 낸드플래시 제품이다.신제품은 기본 저장 단위인 셀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플래시 기술을 활용해 이전 세대 대비 용량을 두 배 키웠다. 그러면서 탑재 공간은 기존 HDD·SSD 혼용 방식 대비 4분의 1, 전력 소비는 최대 84% 줄였다는 설명이다.AI 작업을 위해 세계 최초로 5년간 무제한 임의 쓰기가 가능한 수준으로 내구성도 끌어올렸다. 솔리다임은 “또 한 번 기술 한계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며 “세계 최고 용량, 전력 효율성, 공간 효율성을 갖춘 122TB eSSD를 통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글로벌 고객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솔리다임은 내년 1분기부터 신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7TB부터 122TB까지 폭넓은 eSSD 라인업을 완성해 AI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