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최악의 인종분규 지역인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은 8일 현직 대통령이
단독 출마한 가운데 공화국 사상 최초로 대통령 직접선거를 실시했다.
야당과 일부 시위 군중들의 투표거부 촉구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매우
높았으 며 단독 출마한 아야즈 무탈리보프 대통령이 찬반투표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선거 에서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언론들은 전했다.
반대파들로부터 지난달의 소련 쿠데타 기도를 지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무 탈리보프 후보는 쿠데타 발생 몇개월 전에 이미 선거 실시를
공고했었으며 쿠데타 발생 이후에는 그동안 맡고 있던 공화국 공산당
제1서기직을 사임한 바 있다.
소련의 한 TV 방송은 바쿠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말을 인용,
무탈리보프 후보의 당선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고 보도한 것으로
타스통신이 전했는데 공식 집계 결과는 9일 오전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의회내 유일 야당인 아제르바이잔 인민전선은 이번 선거가
진정한 민주적 선택을 허용하지 않는 `속임수`선거라고 비난하며 투표
거부를 촉구했으며 5만여 명의 주민들도 부정선거에 항의하기 위해 수도
바쿠시내 자유광장에서 백지 투표용 지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야당인 사민당 출신의 한 후보가 비민주적 선거절차에 항의하며 지난주
후보를 사퇴했고 무탈리보프의 최대 정적인 자르두시트 알리-자데도 선거
연기를 주장하며 출마하지 않았다.
아제르바이잔 인민전선측은 일부 투표소에는 참관인들의 참관이
허용되지 않고 관리들이 일부 유권자들에게 가족들 대신, 투표할 수
있도록 복수의 투표용지를 나눠주는등 부정투표로 얼룩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투란통신은 전했다.
인민전선은 또 당국이 소비재 부족현상을 악용, 유권자들을 끌어들여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소에서 설탕, 소시지, 쿠키, 과자 등을
판매했다고 전했는데 선관 위는 투표율이 83.7%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야당의 한 지도자는 투표거부 촉구 집회에 참가한 군중들에게
무탈리보프가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의 완전한 독립을 요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크렘린 당국이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화국내 인종 분규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7일
아제르바이잔인과 아르메니아인간에 또다시 유혈충돌이 벌어져 6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