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지적자와 물가상승이 매우 뜨거운 문제로 달아 올랐다. 이 일로
노태우노대통령은 경제장관을 모아 놓고 "엄한 질책"을 내렸다. 이에
대하여 김종인청와대수석 비서관은 "단기처방은 쓰지않겠다"고 나섰다.
한편 최각규부총리는 "각부문에서 고려할수 있는 모든 대책을 다 강구
하겠다고"고 말한다.
고위책임자들 사이에 의견이 다를수는 있다. 그것이 오히려 더 훌륭한
화음을 만들수도 있다. 다만 김종인비서관은 그렇다면 "장기처방"으로는
어떤것을 실시할 것인지 말해야 할것이다. 최각규부총리의 고려할수 있는
모든대책이란 말은 아무뜻이 없는 말로 들린다. 노대통령에게 과연 "
대통령의 경제학"은 있는것인지 있다면 무엇인지, 기획원장관조차 그것을
모르고 있기에 이런 얼버무리머이 나온것은 아닐까.
재무부와 한은은 녹음된 프로인 총통화 증가율의 상향조정 비제조업
여신금지의 확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신용카드 사용한도 축소를 내놓는다.
익히 들어오는 소리다. 과녁은 남쪽에 있는데 활량은 서쪽을 보고 서있는
격이다.
"이념과 사회"라는 매우 독창적이고 설득력 있는 저서에서 저자인
데비부자는 말한다. "통화량 증가를 억제하거나 줄임으로써 물가상승폭을
조절하려는 것은 자동차의 엔진과열을 막기위해 운전대 앞에 있는 게시판을
조절하는것과 같이 잘못된 것이다"라고. 한국의 경우 이것은 더욱 가경
으로 넘어간다. 은행안의 이 계정 돈을 빼어 저 계정에다 넣고, 통화채를
강제인수 시키고 그래서 지준부족이 생기게 되면 이번에는 한은이 그것을
메워주고...
돈이 제조업에 가는지 유흥서비스업에 가는지 토지투기에 가는지 그것을
금융기관이 맡아서 조절하게 하려니까 별별 이상한 일이 생긴다. 회사의
영업업종을 제한하는 일까지 생겨 엉뚱하게 기업합병까지 유발한다. 이런
것은 문제를 자꾸 벌이는 것이지 해결하지는 못한다. 통화억제를 위한
통안채 이자지불 때문에 통화가 오히려 불어나게까지 되지 않았느냐
말이다.
과녁은 절제에 있다. 문제는 정치가 경제를 잔치집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데서 생겼다. 장구치고 춤추는 판을 만들어 놓고는 표를 얻어 가려는 민중
심리 계산에서 나온 짓이다. 경제적 번영과 가장 거리가 먼것은 굿판일
것이다. 절제란것은 통화부족 사이의 중문을 득하는것이라고 주역은
말한다. 절제의 길을 가야한다. 정부가 솔선해서 재정팽창을 막자. 그리고
기업은 세계시장을 겨냥한 고기술 제품을 만들자. 그래야만 돈이 제조업을
중심해서 돌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