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자금수요급증과 추석자금회수를 위한 긴축기조가 겹치면서
기업자금난이 극에 달하고있다. 또한 기업자금난은 일부금융기관의
고리대와 편법대출을 부추기는등 금융질서마져 혼란시키는 양상을보여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강력한 통화환수여파로 은행권의
대출창구는 거의 닫혀진 상태인데다 단기자금공급창구인 단자사들마저
여신을 감축하고 있어 기업자금난은 사상최악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및 증권사로 전환하는 단자사들은 9월들어 지난 20일까지
모두 6천8백억원의 여신을 축소시킨것으로 집계됐다.
더구나 최근들어 "꺾기"등의 자율규제조치등에 따라 그나마 기업대출을
꺼리고있는 실정이어서 단기금융경색현상을 악화시키고 있는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콜금리가 최고 연25%까지 치솟고 있으며 은행신탁계정에서
나오는 콜자금의 평균금리가 연23~24%에 달해 사상최고수준을 기록했다.
기업의 자금담당자들은 "30개그룹의 자금조달비용은 줄잡아 연23~
24%선이며 중견.중소기업의 경우는 연30%를 넘게 부담해도 제때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기업자금사정은 사상최악이라고 주장
하고 있다.
한편 외국은행등 일부금융기관들은 대출재원을 콜론형식으로 단자사등을
통해 기업에 대출해주는 우회대출(브리지론)을 이용,년30%를 넘는 고리대를
실시하고 있어 금융질서를 혼란시키고 기업금융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있다.
예컨대 외국은행들은 콜시장에서 A단자사로부터 23%의 자금을 받아 연
18%의 금리로 B단자에 자금을 준후 B단자로 하여금 연 19%에 기업에
대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겉보기로는 5%포인트의 역마진이 나는 셈이지만 실제로는 해당기업으로
부터 12%포인트정도를 외환수수료로 보전받기 때문에 오히려 3%포인트
정도의 마진을 보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경우 기업들이 실제자금을 쓰는 비용은 연 31%정도까지 달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계의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27일 9개 시중은행에 총 8백억원의
신탁계정자금을 콜론등으로 운용하지말고 월말까지 일시적으로 은행계정에
예치하도록 긴급지시,자금경색이 심화되고있다.
한은의 이같은 조치는 은행신탁자금의 단기대출에 따른 통화증발요인을
사전에 막고 지준부족사태발생을 예방하기위한 조치로 풀이되고있다.
금융계에선 한은의 이번조치에 대해 시중은행의 경우 지준적립부족액이
크지 않고 신탁계정자금이 직접 기업에 대출되는 상황이 아닌 점등을 들어
추석이후 급격히 높아진 통화수위를 일시적으로 끌어내리는 편법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한편에서보면 예측불허의 통화관리방식으로
금융시장을 더욱 경색시키는 요인도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경제계및 금융계일각에서는 현재의 자금난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데다 현재의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중소기업도산속출,수출둔화와
국제수지적자확대등 경제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각하다는 점에서 통화의
신축운용을 통한 기업자금난해소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제기,통화논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