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관변 연구기관인 국민경제제도연구원이 최근
배포한 경제해설자료가운데 주목할만한 통계수치가 한가지 있었다. 그것은
지난 74년을 100으로해서 15년뒤인 90년현재의 땅값 상승및 은행정기예금과
사채의 자산증식률은 지수로 계산해본 내용으로서 결과는 이 기간중 땅값은
전국평균으로 16배가 뛰었고 이자수입을 추구했었다면 은행정기예금의 경우
자산이 15년전보다 6배정도 늘었는데반해 사채는 무려 70배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료는 땅문제의 현실과 토지공개념관련제도에대한 국민의 이해를 도울
목적으로 마련된 것이지만 사채놀이가 자산증식수단으로서 흔히 알고있는
땅투기이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사실이 주목을 끄는 것이다. 물론 사채는
위험도나 기타 운용상의 제약등에서 땅과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그러나 그처럼 수익률이 높은 이용자쪽에서 보면 엄청난 이자부담이 드는
사채가 우리 사회에서 비단 개인의 급전뿐아니라 중소기업의
긴급운영자금으로 여전히 큰몫을 하고 있을 현실을 생각할때 건성으로
보아넘길 일이 아니다.
요즈음 논난되고 있는 기업들이 자료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빗대어
설명하는 얘기로 "3불문"한다는 말이 세간에서 나돌고있는데 그 내용인즉
기업들이 금액의 다과,이자율의 고저,기간의 장단을 따지지않고 자금융통의
혈안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물으나마나 자금사정은 중소기업에서 더욱
심각하고 조건을 묻지않는 자금확보경쟁은 중소기업에서 특히 심할 것으로
생각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국감자료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까지 휴폐업한 중소기업체가 전국에서 이미 323개나 되었는데
연말까지는 도합 550개로 작년보다 50%가까이나 증가될 전망이다. 이유야
여러가지 있지만 가장 중요한것은 역시 자금난과 높은 실질금리부담으로
지적되었다.
부도율이 예년의 2배에 달하고 있으며 주요 부도업체는 중소기업,그
중에서도 특히 중소제조업체들이다. 한때 "수출한국"의 요람이자 상징으로
여겨졌던 구노공단을 비롯해서 전국의 공단들은 지금 자금난에다 인력난
수출난등 3중고와 심한 몸살을 앓고있다고 지난주 26일과 28일자
본지연재물이 전한바있다.
정부와 통화당국이 중소기업자금난에 특히 관심을 갖고 별도의 대책을
마련중이라는 보도가 있으나 별로 긴박감을 느끼고 있는것 같지는 않다.
제약이 많고 해답이 쉽지않은줄은 알지만 중소제조업 자금난에 우선적으로
숨통을 터주고 특히 중소기업이 밀집해있는 공단의 공동화를 막을 대책을
서둘러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