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의 교육과정을 설정할때는 교수 및 대학당국의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의견을 대폭 반영, 대학내에 생겨날 수 있는 갈등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같은 의견은 서울대가 1일 오는 96년 대학종합평가제 실시를 앞두고
대학목표, 교육과정,교수,학생,시설 및 행.재정 등 6개 영역별로 서울대의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한 자체평가연구보고서에서 나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매학기 학부 및 대학원과정의 교과목 3천2백
3천8백개 가운데 8백여개의 과목이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 5월
대학측이 교수 3백60명과 학생 7백3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중의 80%가 "전공과정에서 선택의 폭이 좁다"고 응답함에 따라
학생들이 교과과정에 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강의내용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학생들의 64%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반면 교수들의 74%는 "강의내용의 참신성에 별 문제가 없다"고
응답해 교수.학생간의 큰 시각차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교수집단에게만 전공과목 결정을 맡긴 결과 <학과
중심의 근시안> 을 가지고 학문의 전문적인 분화만 강조하는등 자신들의
전공에만 애착심을 갖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에따라 학생들의 교육과정에 대한 견해나 주장을
"교권침해"나" 건전한 학문풍토의 위협"으로만 볼 게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제한된 범위안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학생의 90%, 교수의 40%가 외부압력에 의해 대학내
학문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는것으로 대답했다고 밝히고 위협의 내용은
이와 관련, 보고서는 " 국가나 정치권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
자세''로, 재야운동권은 `호소는 하되 방해는 않는 태도''로 학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 지난 3월말 현재 서울대 1천3백23명의 전임교수중
박사학위 소지자는 전체 교수의 87.3%(1천1백55명)이며 시간강사 가운데
52%가 박사학위소지자로 교수의 질이 객관적으로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 5년간 신규 채용교수중 미국박사 출신이 95%
이상을 차지, 학문연구의 편협성을 초래할 가능성 이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서울대의 교수 1인당 학생수는 현재 21명으로 국내
대학중 우수한 편이나 동경대(9명), 옥스포드대(9.6명),
미 일리노이대(12.9명)등 외국유수의 대학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