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말이 되면 컴퓨터도 패션화돼 보석디자이너가 만든 보석류처럼
사람들이 몸에 맞는 것을 골라 걸치고 다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동경에 있는 일본전기회사(NEC)는 이같은 컴퓨터패션시대를 내다보고
이미 PC 디자인센터에서 몸에 걸치고 다니는 컴퓨터제작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며 앞으로 5년내에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NEC사에 따르면 패션컴퓨터의 제작은 현재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아직은 제작비가 엄청나게 많이 드는데다 전력을 공급해주는 배터리도
너무 크고 무겁기 때문에 판매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것.
이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는 순전히 스타일만을 고려해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데스크탑이나 랩탑 컴퓨터를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몸에
매달고 쓰는 것이 좋은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고 있다.
NEC의 디자인관리자인 타케마사 히데지씨는 "우리의 의도는 컴퓨터를
인간에게 보다 가까이 밀착시키고 컴퓨터가 인체와 조화를 이루게 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디자이너들은 또 컴퓨터의 모양뿐 아니라 그 이미지도
바꾸기를 바라고 있는데 사람들이 컴퓨터에 대해 다소 두려운 상자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세련되게 걸치고 다니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NEC는 현재 <>어깨에 걸치는 PC인 랩바디 <>기업에서 재고점검용으로
쓸 수 있는 착용식 데이터단말기 <>휴대용 사무실이란 뜻의 포터-오피스
<>응급환 자간호용인 텐더러빙 케어 등 4가지 유형의 패션컴퓨터를
디자인해 놓고 있다.
랩바디는 오늘날의 컴퓨터에 가장 근사한 형태를 갖는 것으로 멜빵으로
어깨에 걸치고 본체로부터 키보드와 액정표시판 화면이 가슴 앞쪽으로
펼쳐지게 되어 있으며 랩탑처럼 무릅 위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도 있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 안정감을 주면서도 자유자재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을 만큼 결합부분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랩바디제작에 따른 기술적
난제중의 하나로 남아 있다.
착용식 데이터단말기는 목에 거는 장치로 여기에는 거울에 의해 얼굴
쪽으로 비치도록 되어 있는 액정화면과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CD-
ROM(컴팩디스크-읽기전용 메모리)이나 광디스크드라이브가 포함돼 있다.
또 소매에는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는 바코드 스캐너(판독기)와
터치센서(접촉 감지기)들이 장치돼 있는데 NEC는 오는 95년에 이 단말기를
판매할 계획이다.
포터-오피스는 가장 중요한 사무용기기들인 전화, 키보드, 필기체를
인식할 수 있는 노트형컴퓨터, 팩시밀리와 스틸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
카메라등을 한데 결합하는 것.
현재 디자인된 것은 모든 전자장치를 등에 걸치는 튜브속에 내장해
의자에 깊숙이 앉을 수 없도록 되어 있어 사용자가 주의력을 집중하는데도
도움을 주게 된다.
텐더 러빙 케어는 구급대원들이 어깨에 둘러멘 채로 두 손을 자유롭게
놀려 환자를 돌보거나 구급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한 컴퓨터.
사고현장에 도착하면 소매부분에 장치된 센서들이 환자의 맥박, 체온,
혈압과 그밖의 중요한 사항을 점검하고 카메라가 외상의 사진을 찍어
기록한다.
이 컴퓨터는 응급치료를 권고하기도 하고 문제를 진단할 수 없을
경우에는 이동 전화를 통해 병원을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
동경에서는 구급차가 병원으로 가는 도중 교통체증에 막혀 부상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같은 시스템이 각광을 받을 전망인데 현재
몇개의 병원들이 텐더 러빙 케어의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