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크게 부족현상을 빚던 H형강과 철근 등 건설관련 수입철강재가
최근의 과열경기 진정과 함께 남아돌고 있다.
특히 정부와 업계의 잘못된 수급전망에 의해 무분별하게 수입돼 판로를
찾지 못해 쌍여 있는 H형강과 철근의 수입물량 재고는 정부의 무역수지
관리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돼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열 건설경기에 따른 국내 부족량을 채우기
위해 수입이 급증한 H형강과 철근 등 건설관련 철강재 수입품의 재고는
지난 9월말 현재 각각 약 18만t과 14만t에 이르고 있다.
대형건물과 지하철공사 현장 등에 쓰이는 H형강은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지난해의 수입량 30만t을 훨씬 초과한 약 50여만t이 이미
수입됐으나 이중 판로를 찾지 못하고 적체돼 있는 재고가 인천항에
10여만t, 부산항에 3만5천t, 하역대기중 4만t 등 약 18만t에 달해 2달치
이상의 국내 수요량이 쌓여 있다.
또 연말까지는 약 30여만t이 더 수입돼 올해 H형강의 수입물량은 국내
연간수요 90여만t에 육박하는 80여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수입물량
재고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동안 부족사태를 겪었던 철근 역시 마찬가지로 지난 8월말 현재
74만여t이 수입됐으며 이중 약 14만t이 재고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같이 건설관련 수입 철강재의 재고가 늘고 있는 것은 건설경기
호황과 함께 종합상사를 비롯, 각 철강업체들까지 수입물량을 무분별
하게 크게 늘렸으나 최근의 경기 진정과 함께 수요가 안정세로 돌아선데다
대부분의 수입품의 질이 크게 떨어져 수요가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품귀현상으로 급등했던 이들 제품의 가격도 떨어져
수입품의 할인 판매가 성행하고 있는데다 일부 소규모 수입업체들은
대금지불을 하지 못해 부도 사태까지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
생산업체의 재고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