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측과의 회담에 이어 4일 시리아와도 역시 지난
48년 건국후 처음으로 극적인 첫 접촉을 가졌으나 점령지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상호 강경 입장이 맞서 이렇다할 타협을 이루지 못했다.
양측은 그러나 협의는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이와 관련, 타헤르
알 마스리 요르단 총리는 이날 아랍-이스라엘간 본격적인 2단계 쌍무
접촉이 "2주안에 중동이 아닌 곳"에서 열리도록 미소가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협상 전망이 결코 어둡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이츠하크 샤미르 이스라엘 총리도 그간의 강경 태도에서
벗어나 "중동 바깥"에서 만날 수도 있음을 시사했으며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 측근 또한 대이스라엘 협상이 오는 17-
24일중 "북미 어디선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해 앞서 미측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워싱턴 회동'' 가능성을 뒷받침 했다.
요시 벤 아론 이스라엘 수석 대표는 마드리드에서 당초 예정보다 근
12시간 늦게 시작돼 5시간여 계속된 대시리아 접촉을 마친후 기자회견을
통해 "타협에 실패했다"고 전하면서 양측이 "인사와 악수도 나누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이스라엘-시리아가 제3자의 동석 없이 "첫 대좌했다는
사실 하나만도 돌파구"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회동 일자와 장소가
결정되는대로 "곧" 다시 만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대표단을 이끈 파루크 알 샤라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측이 "비타협적" 태도를 고수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이 평화에
관한 빈말만 되풀이함으로써 시간만 낭비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알 샤라 장관은 그러나 양측간 협의가 계속돼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시인했다. 이날 회담에서 시리아는 골란 고원을 비롯한 모든
아랍 점령지에서 이스라엘이 완전 철수할 것을 요구한 반면 예루살렘측은
자국의 존재 인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앞서 요르단과 공동 대표단을 구성한 팔레스타인측과도
건국후 처음으로 직접 접촉, 점령지내 팔레스타인 잠정 자치 정부 설치를
"계속 협의"키로 합의한 바있다. 이스라엘은 또한 레바논과도 별도
접촉했다.
알 마스리 총리는 이날 암만에서 VIS뉴스 기자 등과 만나 미소가 향후
"2주안에 중동이 아닌 곳"에서 쌍무 접촉이 본격화 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파트 PLO 의장의 나빌 샤티 보좌관도 대이스라엘 협상이 오는 17-
24일중 " 북미 어디선가" 열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샤미르 총리 역시 5일 새벽(한국시간) 가진 이스라엘 TV
회견에서 "쌍무 협상이 중동에서 열리거나 아니면 최소한 그곳(중동)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서 실현되길 바란다고 발언, 앞서 전해진 `워싱턴
회동''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한편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4일 로널드 레이건 전미대통령 기념 도서관
개관식 참석을 위해 캘리포니아주로 향하는 미대통령 전용기상에서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중동평화 협상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갈길은 여전히 멀다"는 조심스런
낙관론을 피력했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주택장관 등 이스라엘 강경파 각료 3명은 이날
골란 고원내 유태 정착촌 기공식에 참석함으로써 대시리아 초강경 태도를
재확인 했으며 이스라엘의 대레바논 공격도 재개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중동평화 실현을 가로막는 암운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