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엔 해마다 2월이면 색다른 플래카드가 나붙는다. "산업역군의
대학졸업을 축하합니다" 대우그룹거제전문대부설 산업교육원을 졸업하는
대우그룹기능직사원들을 축하하기 위해 선배동문들이 내거는 격려문구이다.
"동문들만 1백28명이나 됩니다. 일하면서 공부하는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때문에 마음의 꽃다발을 안겨주는 축하행사를 갖고 있어요"
의장부문 생산기사로 재직하면서 전문대과정을 이수,1기졸업생의 영예를
안은 신영철대우조선중기사업부사원(29)은 졸업행사를 이같이 설명했다.
회사측의 배려로 그는 공고를 졸업한 기능공에서 전문대출신의
현장관리직사원으로 바뀌었다.
대우그룹은 전문대과정의 산업교육원을 졸업한 생산및 기능직사원들에게
현장관리직으로 전환할수 있는 혜택을 주고있다. 사내에서 현장감각이
밝은 우수인재를 발굴9관리자로 활용하자는 의도에서이다.
대우그룹 사내기술대학은 지난 88년 문을 열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기능인들에대한 교육을 통해 우수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로 출범해 1회
39명,2회 38명,3회 5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현재 61명을 교육하고 있다.
학생들은 기계분야와 전기전자분야로 나뉘어 2년의 전문대과정을 9개월에
이수토록 짜여진 교육을 받는다. 개설학점은 65학점이고 60학점이상을
따야 졸업한다.
옥포조선소 남쪽에 자리잡은 거제전문대가 학생들의 배움터이다.
2기생까지는 대우조선 자체에서 사내외 강사를 초빙,독자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문대과정을 지도하다 90년부터 거제전문대 위탁교육으로 운영방식을
바꿨다.
대우그룹의 사내대학교육은 독특하다. 전문대교육은
거제전문대에서,4년제대학교육은 아주대에 1년코스로 설치된
산업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이원적 체제를 두고 있다. 당초엔 전문대과정이
거제전문대와 아주대등 2곳에 개설됐으나 올해부터 거제전문대부설
산업교육원으로 통합됐다.
"전문대과정은 초기에 야간강의로 학생들을 자체지도하다가 3기생이
입학한 90년부터 거제전문대에 위탁,근무를 하지않고 전일제수업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손승요거제전문대산업교육원장(거제전문대학장)은 일반 학생들처럼
정규수업을 받아 교육원생들의 질적수준이 무척 높다고 밝혔다. 9개월이란
단기간에 2년의 전문대과정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시간이 주당
36시간에 이르지만 학습의욕이 높아 수강자세가 좋다고 덧붙였다.
사내대학 재학생들이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주간에 일을 하지않고
강의를 듣는 사례는 대우그룹이 처음이다. 근무를 하지않아도 교육기간중
임금은 정상지급되고 있다.
대우그룹은 산업교육원을 졸업한 학생들에게 관리직전환의 기회를 주는
한편 전문대출신에게 부여되는 4을1호봉보다 1년정도 앞선 4을3호봉을
학력과 함께 인정한다.
특히 졸업자중 성적우수자에겐 정규4년제과정으로 아주대에 개설된
1년코스의 산업교육원에 진학할수 있는 자격을 준다. 작년에 3명,올해엔
8명이 상급코스로 진학,아주대로 유학을 떠났다.
이같은 혜택으로 지난해 대우조선의 입학전형에서는 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30세미만이면서 1년이상 근무경력자로 고교성적과 회사근무성적을
토대로 사정,9개 대우그룹 계열사별로 입학자를 선발한다. 대우중공업
대우자동차 대우정밀 대우조선 대우전자 오리온전기 대우전자부품 대우통신
대우기전등이 해당기업이다.
거제전문대 산업교육원은 내년에 기계분야와 전기전자분야에 각각 50명등
1백명의 학생을 뽑아 산학협동을 주축으로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공부할수 있는 기회를 갖게되고 전문대학력을 인정받게 된것에 보람을
느낍니다"졸업후 새로운 업무를 통해 활기찬 직장생활을 하고있는
신영철씨의 말에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들어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