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로당 당수로 북한 부수상 겸 외상을 역임했으며 56년 미국의 간첩으로
몰려 총살당했던 박헌영의 딸 비바안나씨(63)가 20일 오전 11시40분 소련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으로 소련인 남편 마르코프 빅토르 아바노치씨
(62.화가)와 함께 서울에 왔다.
중앙일보사 초청으로 생후 처음 서울 땅을 밟은 비바안나씨는 이번에
아버지의 고향인 충남 예산을 방문하고 국내 여러곳을 둘러본 후 내년 1월
소련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소련 민속무용가인 비바안나씨는 서울출신의 사회주의 여성운동가였던
박의 첫째 부인 주세죽씨 (53년 모스크바에서 병사)와의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모스크바에 살면서 소련 국립민속무용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비바안나씨는 지난 28년 아버지 박이 서울에서 결혼한 직후 모스크바
공산대학에 유학을 가던중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 모스크바행 시베리아
횡단열차안에서 태어났다.
비바안나씨는 그러나 어머니가 가출하고 아버지 박이 혁명사업을 위해
서울로 잠입하면서 북한당국이 혁명가의 자녀들을 보육하는 고아원에
위탁하는 바람에 그곳에서 자라던 중 뛰어난 무용재능을 인정받아 15세때
국립 모이세예프 민속무용학교에 입학, 소련민속무용 극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무용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비바안나씨는 지난 51년 모스크바 통신대학 예술과 동기생인 현재의
남편과 만나 결혼한 뒤 안정된 생활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