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환경을 서로 개선하고 과학기술을 협력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하고 하룻만에 끝났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유종하외무차관은 이날 회의가 끝난후 기자들과
만나"이번회의는 협상이 아니라 말 그대로 협의였다"고 밝히고 "미국측의
특별한 개방압력은 별로 없었다"고 강조했다.
금융개방 종래입장 되풀이
그는 관심의 초점이 되고있는 우리나라의 금융시장개방과 관련해서는
"미국측은 금융시장개방의 중장기 청사진을 밝히라는 종래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문제는 3월초 워싱턴에서 개최될
한미금융정책협의회에서 협의키로했다고 말했다.
이번회의는 예년처럼 한미양국간에 특별한 통상이슈를 다룬 회의라기
보다는 그동안 논의됐던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양국의 협력방안을
협의한 실무적인 회의였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따라서 한미간에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있는 우리나라의
금융시장개방과 관련,미국은 오는 3월10일 열리는 한미금융정책협의회에서
외국은행지점의 원화조달확대 외국은행지점의 콜시장참여 금리자유화일정
외국인주식투자규제완화 외환자유화일정등 개별사안을 놓고 구체적인
개방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회의를 통해 우리측이 얻은 구체적인 성과로는 과학기술협력을 위해
민간및 정부간 협력체제의 구축에 합의했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한미양국은 민간부문의 기술이전을 촉진시키기위해 양국관련부처 과장급을
반장으로 기술작업반을 공동으로 설치 운영키로 했으며 한미정상회담때
체결된 과학기술협력협정이 국회의 비준과 동의를 얻어 발효되는 오는
4월께 한미경제협의회산하 과학기술실무위원회를 개최키로 했다.
과기재단설립 긍정적반응
또 오는 9월이전에 장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이로써 지난 88년10월 한미과학기술협력협정이 파기된
이래 중단됐던 미국의 대한기술이전이 한층 촉진될 것이라는게
우리대표단의 설명이다.
양국간의 과학기술협력방안은 앞으로 실무협의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작성되겠지만 반도체 전기자동차등 첨단기술분야에서의 양국 공공연구소및
기업간 공동연구추진 미국정부가 주관하는 신소재 생명공학 프로젝트등의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한국연구기관의 참여 이러한 첨단과학기술분야의
협력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한미과학기술개발재단"의 설립등을 우리측은
기대하고 있다.
미국측은 이가운데 특히 한미과학기술개발재단의 설립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우리대표단은 전했다. 이재단의 출연금은 우리측이
정부재정에서 부담하는 반면 미국측은 예산이 곤란할 경우 민간부문에서
출연할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기술협력이외에 영업환경개선에 대한
합의사항은 주로 미국측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것이다.
양측은 양국 기업인들의 상대국내 영업활동을 촉진하기위해 통관및
수입절차 표준및 규제절차 외국인 투자절차 기술(민간부문의
기술협력촉진)등 4개의 공동 실무작업반을 설치,운용키로 합의했다.
채소류 미수출 허용키로
각 작업반은 오는 7월말까지 영업환경 상호개선방안을 마련,경제협의회에
제출키로했다. 관련부처 실무자들로 작업반을 구성,반장은 과장급이 맡고
외무부 통상국장과 미국무부 동아태담당 경제부차관보(현샌드라
크리스토프)가 4개작업반을 총괄조정키로 했다.
이처럼 4개의 실무공동작업반을 구성,양국의 통상문제를 다루도록 한 것이
이번 회의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즉 종래의 개별 품목별 통상마찰을
다루던 방식에서 벗어나 제도별로 일괄적인 개선방안을 마련,상품품목별
마찰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양국의 이같은 개선방법전환은 1년동안
70 80개 품목에 이르는 업계의 불만(주로 미국)을 정부가 나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미양국은 이외에 딸기 양파 냉이 더덕등 한국산채소류의 미국수출을
허용키로 합의했으며 대전박람회에 대한 우리측의 협조요청에 미국측은
연방정부대표를 임명,각주정부와 유수기업들이 참여토록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체결에 대한 우리측의 우려에 미국은 이협정이 한국등
아시아국가의 대미수출에 불리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답변했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과 관련,우리측은 국내사정을 들어 농산물의 예외없는
관세화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반면 미국측은 둔켈사무총장의
협상초안에 한국이 동의할것을 재차 요구했다.
시카코취항등도 합의
또 지난해 11월에 체결된 한미항공협정과 관련,양측은 올4월부터
한국항공사의 시카고 샌프란시스코취항과 브라질 상파울루 이원권행사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합의했다.
한미양국은 이와함께 철강 조선등의 다자간 협상에 임하는 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촉구했으며 APEC가 아.태지역의 경제협력 상설기구로
정착하는데 서로 협력키로 합의했다.
이번회의는 한마디로 그동안 실무협상레벨에서 논의되던 통상문제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한미양국의 통상협력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아야할 것같다.
<워싱턴=최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