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연방정부가 다소 자신감을 얻고있는 것 같다.
27일 발표된 러시아연방의 제2차경제개혁안은 수출제도개선과
제2차가격자유화가 초점이다.
이날 개혁안의 발표에는 국가경제자문역인 알렉세이 울류카예프와 콘스
탄틴 카가로프스키가 나섰고 가이다르부총리가 따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가이다르는 특히 러시아연방국민들이 좀더 인내해주느냐에 성패가 달렸
다며 가격자유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매일같이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상황을 브리핑해오고 있는 울류카예프는 최근 상황이 지극히 호전되고
있다며 경제가 어느정도 컨트롤할수있는 수준에 들어왔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날 마련된 안은 즉각 옐친의 서명을 받아 IMF및 IBRD에 전달된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제기구와 접촉하고있는 카가로프스키 러시아연방측
대표는 상반기중에 IMF등의 협조를 얻어 수십억달러의 루블안정기금이
설립될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이번 개혁안마련에 IMF등이 관여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수출제도의 변경은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러시아연방정부는 지난
연말이후 극도의 수출억제정책을 써와 사실상 외국기업들의 원성을 샀다.
올해 대소영업전략을 수입쪽에 맞추었던 우리기업들도 러시아정부의 극도의
수출억제 정책에 당황해 왔음을 감안하면 이같은 수출제도 변경은 외국
기업인들의 환영을 받을 것같다.
종전의 수출제도는 수출품목에따라 거의 수출이 불가능할 정도의 경미한
쿼터량만이 적용되어왔고 수출행위역시 면허업자에만 한정되었었다.
이날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지난 19일자로 경제장관에 취임한
나차예프는 취임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출세 역시 인하할 계획임을
밝힌바있어 러시아정부가 수출에대해 갖는 태도가 다소 변화되었음을
느끼게했다.
국가경제 자문인 울류카예프는 연말의 루블환율을 달러당 30-35루블로
예상했고 인플레율역시 연말에는 월간 1 3%선으로 안정될것이라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루블환율은 최근 러시아경제사정과 더불어 이곳 경제계에서 최대의화제를
모으고있다. 연초 1백40루블까지 대달러 환율이 급등(가치가급락)했던
루블은 27일현재 달러당 70루블까지 급락(가치는 급등)하고있다.
물론 이같은 루블의 급작스런 강세는 경제의호전,정부의개입외에도
무엇보다 가격자유화이후 발생한 현금통화의 부족때문이지만
러시아연방정부는 경제호전쪽에 더 강조점을 두고있는 분위기이다.
수출문호를 다시 열어보겠다는것 역시 긍정적인 요인을 안고있다.
인플레와 물자부족문제에 얽혀있는 수출통제정책이 어느정도 성공하고
있다는 생각들이 정부관계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는것 같다.
최근 모스크바시내 상점들은 가격은 물론 크게 올라있는 상태이기는 해도
비교적 보다 많은 상품들로 채워지기 시작하고 있다. 가격급등에 구매력
부족이 맞서면서 일부 공산품은 다소간 가격하락경향까지 나타내고 있다.
물자의 국경유출을 막기위해 고율의 수출세를 부과한것이 어느정도 성공
했다는 것이 이곳 정부관계자들의 희망섞인 주장들이다.
그러나 정부관계자들이 성공을 자평하면서 마련한 개혁안이 긍정적
요인만 안고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제2차 가격자유화로 약50%선의
추가적인 물가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억지로 미루어왔던 임금인상문제만해도 심각한데다 이것은
통화증발없이 해결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러시아정부는 모자라는 통화량때문에 오는 3월에 1천루블짜리 고액권을
찍을 계획이다. 고액권이 쏟아져나와 어느정도 현금통화수요를 메울경우
루블인기는 다시 떨어질 것이다. 말하자면 "불안한 안정"이 지금 러시아
경제 관측자들의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는것이 이곳 현지의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