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든 중앙은행총재직은 매우 힘든 자리인 모양이다.
일본에서는 지금 일은총재의 권위를 테스트하는 거물정치인의 정치발언이
돌출,주목을 끌고있다.
평지풍파를 일으킨 장본인은 자민당실력자인 가네마루부총재. 그는 지난
27일 다케시타파총회에서 일은총재의 목을 치고라도 공정할인율(현행4.5%)
을 0.5%포인트 낮춰야 한다고 말한것. 그의 금리인하주장은 지난달초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인 셈이다.
그의 말에는 그동안 금리인하를 종용했으나 일은총재가 말을 듣지
않고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내각의 운명도 좌우하는 그로서는
일은총재의 목 하나쯤이야하는 생각도 할법하다.
일정계에서 "킹메이커"라는 소리에 걸맞게 그의 말은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정책은 일본은행의 고유업무이다. 어떤 생각으로 그런말을
하고있나" 일본은행관계자들은 즉각 이렇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놓고 이따금 신경전을 펴는 대장성관료들조차도 가네마루씨의
돌출에 놀라는 모습이다. 과거 어느 정치가도 일본은행총재의 목운운하는
과격한 말은 한적이 없는 까닭이다.
가네마루부총재의 위협(?)에도 미에노일은총재의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다.
그는 "경기가 나빠졌다해도 지금당장 금리를 내릴 상황은 아니다. 지금은
균형성장으로 가기위한 어쩔수 없는 조정국면이다"고 진단한다.
일은은 금융정책에 관한한 "정치개입"을 체질적으로 경계한다. 그것을
허용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가네마루부총재의 금리인하주장은 정치색이 짙다. 교와사건
사가와큐빈사건등으로 자민당정권에 대한 불신은 그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오는 7월 참의원선거에서 야당에 참패할 가능성도
있다.
가네마루부총재의 이번 발언으로 금리인하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는
시각도있다.
일은이 금리인하조치를 취할 경우 정치압력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줄수
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