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되면 호황을 누리던 인쇄업계가 이번 14대총선에서는 주문물량이
예상외로 크게줄어 울상을 짓고있다.
이에따라 인쇄업계는 총선특수를 노리고 인쇄설비와 인원을 늘리고
종이확보를 위해 투자된 비용이 회전되지 않아 심한 자금압박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선전물을 마음대로 찍어돌릴수 있었으나
이번 총선부터 선거법을 개정,후보자들의 홍보물배포기간및 수량과 종류를
개인용 4종,정당용 2종등 6종으로 한정한데다 홍보물수량도 유권자수만큼
배포할수 있도록 제한하는등 제약이 많아 주문물량이 대폭 줄어 들었다는
것이다.
"인쇄골목"으로 불리는 서울을지로 충무로 일대의 인쇄업체들은 예년의
경우 선거일자가 공고되기전부터 홍보물이 밀려 철야작업을 하고도 제때
주문물량을 납품하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물량이 13대국회의원선거때보다
3분의1이 줄어 대부분의 인쇄소들이 밤9시만되면 문을 닫아 인쇄소거리가
초저녁부터 썰렁하다.
포스터전문인쇄업체인 창조사의 경우 총선과 대선대목경기를 노려
지난연말 인쇄기를 추가도입하고 인력을 늘렸으나 종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0만부정도의 주문이 들어와 시설투자비도 건지기 어렵게
되었다며 울상이다.
또 고려인쇄사는 서울지역 4 5명입후보자들로부터 컬러홍보물 60만장의
아트지전단주문을 받아놓고있으나 이는 과거의 60%수준에도 미치지않는다.
기획에서부터 인쇄까지 토털제작체제를 갖추고 있는 금강문화사는
명함용사진 60만장에 만족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종갑 공장장은 "이번 선거홍보물주문을 받지않고 차라리 기존
인쇄주문에 매달렸으면 더좋았을것"이라고 뒤늦게 후회했다.
최고급원색인쇄를 하고있는 세한인쇄사의 김시동부장은 "성수동 영등포
원효로 인쇄골목의 동업자들도 예상외로 부진한 선거경기로 크게
실망하고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같은 불경기를 선거초의 덜익은 분위기 탓으로
자위,선거종반께부터는 주문이 쇄도할 것이라며 한가닥 기대를 걸고있는
모습들이다.
인쇄업계의 불황여파는 선거때마다 짭짤한 재미를 보던 봉투접지업계에도
이어져 세종봉투사는 입후보자 4명으로부터 20여만장의 물량을
확보하긴했으나 인건비도 안돼 고심해오던중 부재자용봉투주문을 추가로
따내 간신히 적자를 모면했다.
예원봉투 태양봉투등도 몇명의 후보들로부터 주문을 받아놓고있으나
예년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고있다.
<고기완.김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