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이 국내외적으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외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0년2월 핵폭발장치(핵폭탄)
개발에 성공했음을 알리는 구소련국가보안위원회(KGB)의 극비문서가 공개
됐다고 모스크바발로 전했다. 미 워싱턴에서는 북한이 한반도전역과 일본
까지 사정권에 넣을수 있는 사정거리 1천 의 신형미사일을 개발,곧 발사
실험을 할것으로 예상된다는 미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전해오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는 20일부터 7일간 북한의
녕변원자로에 대한 일반사찰을 실시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또 남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공동선언에 근거해 19일 판문점에서 남북핵통제
공동위원회의 구성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교환,상호사찰의 길을 열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북한의 핵"에 대해 전혀 접근이 힘든것으로 알고있는 일반인에게
IAEA핵사찰이 곧 있게된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한쪽에서는 핵폭발장치개발이
이미 끝났고 이를 운반할수 있는 장거리미사일실험이 예상된다는 소식이
있고 남북한간에는 상호사찰을 해보자는 시도가 추진되고 있어 한마디로
상황이 급박한듯하다.
"북한의 핵". 도대체 무엇인가. 그 실상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핵실상
파악을 위한 소위 핵사찰은 어떻게 하는 것이고 또 사찰은 성과를 기대
할수 있는 것인가. 사찰결과 핵실체를 포착했을때 그 뒤처리는 어떻게
하는가. 한발짝 더나아가서 국제정치 군사적의미에서 말하는 소위 "핵"과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깊은 원자력산업은 어떻게 펴나갈 것인가. 이 모든
것을 싸잡아 안고 우리의 남북교섭 핵및 원자력외교는 어떻게 펴나가야
할것인가.
"북한의 핵"은 긴박하고 시급한 문제이면서 또한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던지고 있다.
"북한의핵"은 단순히 남북상호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를 보는 여타국의
시각은 진지하다.
미국등 국제사회를 이끌고있는 국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일원으로 존재할수 있는지 여부를 북한의 핵문제대응을 놓고 예의 주시하고
있는것같다. 지난해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했지만 아직도 북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 믿을수있는 일원으로 보기 힘들다는 태도다.
또 냉전구도에 바탕을 두고 잡혀진 동북아질서에 새로운 변화가
모색되면서 러시아 중국 일본등 주변국들도 북한의 태도를 눈여겨
보고있다.
지난 90년12월 있은 한소원자력장관회담시 소련측이 북한이 주문한
소련형VVER440원자로의 공급을 유보했다고 밝힌바에서 알수있듯이 현재의
러시아는 북한의 "핵보유희망"을 원치 않는 것같다.
중국도 최근 이곳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진현과기처장관의 말대로 북한의
핵에 대해서 공식적으로는 얘기하지 않으나 동북아질서재편에 나쁘게
작용하는 성가신 골칫거리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차 플루토늄을 1백t가량 보유하려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는 일본은
일.북한관계정상화와 북한의 핵문제를 연계시키고있다.
IAEA는 지난2월 이사회에서 31개이사국 전체의 무게를 실어 북한이 조속히
IAEA핵안전협정을 비준할것을 촉구했다. 북한은 4월에 있을
최고인민회의에서 동의절차를 밟겠다고 밝혀 "시간벌이"라는 의심을
받고있다.
그러나 북한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않다. IAEA의 협정발효가 지연되면
유엔안보리를 통한 사찰및 경제적봉쇄조치가 초래될수 있다는게 관계전문가
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남북상호사찰 IAEA사찰등 당사자간 해결이 아니라 국제적응징이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남북한당사자 해결이라는 국제적동의하에
전개되는 남북통일접근이 자칫 손상을 받을 우려가 없지않다. 이점이 그
무엇보다 "북한의핵"문제가 갖는 심각성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