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들은 부동산경기의 퇴조와 극심한 자금난속에서도 여전히
보유부동산을 늘리는데 힘쓴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5백28개 12월결산 상장회사 가운데 금융업과
관리대상종목을 제외한 4백87개사의 보유부동산은 작년말 현재 장부가
기준으로 토지 10조2백32억원 <>건물 11조1천7백20억원 등 모두
21조1천9백52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가운데 작년 한해동안 자산재평가를 실시, 장부가를 현실화한 유공
등 22개사의 자산재평가차액(2조3천8백8억원)을 제외해도 전체 기업의
보유부동산 규모는 전년말의 17조9백68억원에 비해 10.0%(1조7천1백
76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3백78개사는 모두 13조5천2백35억원으로 전년보다
9.6%(1조1천8백30억원) 늘어난 반면 비제조업 1백9개사는 5조2천9백
10억원으로 11.2%(5천3백47억원) 증가, 비제조업이 제조업보다 보유부동산
증가율이 높았으며 이는 비제조업인 건설업체의 부동산매입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부동산경기의 둔화 및 기업자금사정의 악화에도 이처럼
상장기업들의 보유부동산이 증가세를 지속한 것은 사업다각화 및 설비투자
확대를 위해 공장부지나 건물 등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렸던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의 보유부동산은 대부분 은행 등 금융기관에 담보로 묶여
있어 매물화되기가 어려운데다 시장에 내놓은 매물조차 부동산경기의
퇴조를 반영, 매수자가 나서지 않거나 가격조건이 상충돼 매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지난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비금융권 12월 결산법인은 유공,
현대차써비스, 현대시멘트, 대한알루미늄, 한진중공업, 삼성항공,
삼성전관, 삼성종합건설, 제일모직, 제일합섬, 국제상사, 동양맥주,
두산유리, 두산곡산, 충남방적 등 22개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