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우유와 기타유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국산원유의 위생상태가
선진낙농국들에 비해 극히 불량,품질개선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8일 경북 가축위생시험소가 91년8월부터 12월까지 도내 납유농가 8백호를
대상으로 원유내 세균수를 표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당세균수
2백만마리이상의 2,3급원유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59.2%로 이웃 일본의
5%와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전농가의 95%이상이 1등급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스위스와 93%가
상등급판정을 받고있는 덴마크에 비해서는 원유품질이 근본적으로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는 1등급원유의 기준을 당세균수 3만마리이하로 한정해놓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1,2등급의 원유로만 시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2등급원유에
대해서도 당 세균수가 30만마리를 넘지 못하도록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결과이긴 하지만 국산원유의
품질기준은 세균허용치가 구미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할뿐 아니라
그나마 세균수2백만마리이하의 1급원유비율도 월등히 낮아
유제품품질개선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있는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세균을 비롯한 원유중의 미생물은 단백질등 각종영양소의 분해효소를
만들어 원유의 품질을 떨어뜨리며 이상한 맛과 냄새등을 발생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행 축산물위생처리법은 당 4백만마리이상의 3급원유에 대해서만
불합격판정을 내리고 납유를 중지토록 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낙농선진국보다 세균오염도가 현저히 높은 원유를 가공,국내소비자에게
유제품으로 공급하는 격이 되고있다.
낙농전문가들은 국산원유의 품질이 선진외국에 비해 이처럼 크게 뒤지는
이유를 열악한 착유(착유),위생환경과 허술한 원유보존및 취급과정에서
찾고있다.
이와함께 대다수의 선진외국과 달리 원유의 품질을 감안치않고
유지방함량으로만 가격을 산정토록한 현행 원유가 지불방식도 낙농가의
원유품질개선노력을 등한시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꼽고 있다.
유가공업계가 낙농가에 지불하는 원유대금은 유지방함량 3.4%의 원유를
기준( 당3백83원),유지방이 0.1%씩 높아질때마다 11원씩을 낙농가가
더받을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따라 낙농전문가들은 유제품시장개방에 따른 외국제품과의 경쟁에
대비,원유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원유등급의
상향조정(세균수축소)과 젖소사육환경및 원유가산정방식의 개선,원유보관
수송과정에서의 세균오염방지를 위한 제반대책마련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표본조사대상이 된 경북지역의 젖소사육농가는 지난90년말
기준,2천7백36호이며 이들 낙농가가 전국의 9%에 달하는 4만5천3백41마리의
젖소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