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안정기금의 시장개입이 실효를 거두지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오히려 주가흐름 자체를 왜곡시키면서 시장의 자율반등 기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낳고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있다.

증시안정기금은 지난달26일부터 근1개월반만에 주식매입을
재개,3일현재까지 1천억원이상의 매입주문을 내며 종합주가지수를
떠받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있다.

그러나 증안기금은 개입재개 첫날인 지난달26일 시장전체 주식거래대금의
11.6%를 사들이고도 주가가 연중최저치로 떨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지난2일에도 총주식거래대금의 9.5%를 매입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증권전문가들은 이같은 "무기력"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시장개입기구의
말기현상으로 풀이하고있다.

우선 증안기금의 시장개입활동이 지속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일반적인 분석때문에 증시에서는 기금이 개입할때 경쟁적으로 급매물을
처분하려는 심리가 고조돼있다.

설립 초창기인 지난90년께 만해도 증안기금은 튼튼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수개월동안 거의 쉬지않고 주식을 사들였다.

그렇지만 주식매입여력이 7천억원수준밖에 남지않은 현 시점에서는 짧으면
단 하루,길어야 10일정도 개입하고 꼬리를 감출수 밖에 없다.

이런 기금의 약점을 간파한 투자자들은 기금이 주식을 살때 파는 것이
"초단기수익"을 얻는데 최고라고 믿고있다. 간헐적인 개입이 급매물을
양산하는 것이다.

또한 기금의 제1목표인 종합주가지수 관리도 어렵게됐다.

올들어 저PER(주가수익비율)주의 상승으로 이들 저PER주의 싯가총액비중이
두드러지게 확대됐고 종합주가지수 움직임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기금이 주가지수를 떠받치기위해 대형주인 금융주등을 매집해도 저PER주가
떨어지면 지수관리가 수포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올들어 주가가 크게
올라있는 저PER주까지 손대는 것은 기금의 설립취지에도 어긋나고 그만한
매입여력도 없다.

기금이 영리를 좇는 주식회사가 아니라는 점도 약점으로 작용하고있다.

만약 투신등이 몇몇 종목을 지목해 대규모로 사들이면 통상
일반투자자들의 뒤쫓는 매수세가 형성된다.

그러나 증안기금이 사들이는 종목엔 이러한 추격매수가 없다. 한술 더떠
주식시장에서는 기금이 지목한 주식은 상승탄력을 상실해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해석한다. 주가낙폭 과대에따른 반발매수세마저
쫓아버리는 꼴이다.

따라서 증안기금은 "큰 손"으로써 대규모 매수주문을 내고도 시장의
주도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종이호랑이"정도로 취급되고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같은 구조적인 말기현상을 들어 기금이 어설픈
장세개입에 나서기 보다는 주식시장의 환금성을 보장하는 마지막 보루로
남기위해 "실탄"을 아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양홍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