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일 입법예고한 "독점규제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개정안"에
따르면 대기업그룹 계열기업간의 상호지급보증한도를 자기자본의
100%이내로 제한하고 그 대상을 30대계열기업그룹에 한정하여 우선
적용시킬것이라고 한다. 공청회를 거쳐 국회의 입법절차를 끝낸후 내년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인 이 개정안은 한도대로의 상호지보축소기간을
5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보축소의 현실적 문제를 제쳐놓고라도 이같은 입법을 서두르고 있는
정부의 의도는 무엇인가하고 재계는 의아해할 것이다. 한동안 말이 많다가
꼬리를 감춘듯하던 신산업정책이 이런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것이라고
당혹할지도 모른다. 정부의 신산업정책과 이의 실제적 내용인
상호출자제한 상호지보제한등은 대기업그룹의 경제력집중및 금융편중을
방지하여 중소기업이 클수있는 터전을 넓히려는데 목적이 있다.

정부의 의도는 납득할만 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발전은
우리경제의 지상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대기업을 억누르는 것이
중소기업을 북돋우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안이하고 소극적이다.
그것은 일종의 축소균형이라고 할수 있고 또한 그러한 틀속에선 중소기업의
고통이 더 클수밖에 없다. 요즘 중소기업의 거래에서 대기업과의
거래비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간과해선 안된다.

상호지보한도축소로 5대그룹만도 약54조원의 상호보증을 줄여야 한다고
일부세선 분석하고 있다. 상호지보가 눈덩이처럼 커진것은 2중3중의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금융관행때문에 생긴 것인데 신용대출이 정착되기도
전에 이를 해결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무리가 아닐수 없다.
대기업그룹들이 휘청거리게 되면 한국경제 전체가 약화되고 따라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상호지보로 한계기업의 퇴출이 방해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만성적 불실요인을 안고있는 기업을 돈을 쏟아부으면서 붙들고 있으려는
어리석은 대기업은 없으리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오히려 막대한
자금과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첨단부문의 계열업체가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도 우리경제에 해로운 일은 할턱이 없다. 대기업도 중소기업이
잘돼야 자신들도 더 뻗어날수 있다고 믿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정부와 재계가 머리를 맞대고 새산업정책을 협의해야 한다. 일방적인 조치
자체가 해악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