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유환경(대표 김락진.42)은 태우는데 일가견이 있는
기업이다. 더구나 골칫덩이 산업폐기물을 태워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태우는 기술하나로 폐기물처분 환경보전 에너지생산이라는 일석삼조를
낚는것. 불모지나 다름없던 폐기물소각로업계를 개척해온
파이어니어기업이다.

이회사가 주로 취급하는 품목은 건류식가스소각로. 이름도 생소한
이장비는 함수율이 낮고 발열량이 높은 가연성폐기물을 태우는 기계이다.
이 기계의 특징은 제조업체에서 처리가 곤란한 폐타이어 폐고무류
합성수지류등을 저산소상태에서 태워 여기에서 생기는 가스를 보일러에
연결,에너지화한다는 점이다.

환경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요즘 관심을 쏟을만하다. 그렇지만
이회사를 주목하게 되는 것은 남들이 관심을 두지않을때 일찍이 이사업에
참여한데 있다.

김사장이 한국건류환경을 설립한 것은 지난 85년. 광주일고과
고대사회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졸업후 무역회사에 근무하며 중동지역과
유럽을 주무대로 세일즈활동을 펼쳤다.

이때 그는 독일의 지멘스사등을 둘러보며 폐기물 소각로사업이 잠재력이
큰 시장임을 인지했다고 한다. 그래서 창업과 함께 건류식 소각로개발에
나섰다. 당시만해도 산업폐기물을 소각,에너지까지 만든다는것은
신기루와같은 얘기로 치부될때다. "건류소각방식"이란 말도 이회사에 의해
처음 일반화됐을 정도이다.

창업멤버 7명으로 닻을 올린 한국건류환경은 86년 서울 구노동
임대공장에서 건류가스소각로개발에 성공,이해에 특허출원과 함께
수요업체사냥에 나섰다.

이때부터가 문제였다. 제품개발과 실용화가 별개의 문제였던것만은
아니다. 관련부처는 물론 수요업체에서 이장비를 미더워하지 않아서이다.
김사장은 동자부 환경처등 관련부처의 공무원들과 수요업체기술진들의
설득작업에 나섰다.

직접 기계가 있는 공장으로 관련인사를 강제로(?)끌고와 시범을 보였다.
그래도 장비의 특성상 폐기물이 가스화되는 과정을 눈으로 보지 못하는
수요업계 사람들은 벙커C유를 때는 것이 아니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굴뚝이 너무 깨끗해서이다.

이런 우여곡절끝에 87년말 대신피혁에 처음 납품했다. 첫테이프를 끊기가
힘들었지만 이후 수주가 이어졌다. 88년 제일합섬 구미공장,89년
SKC천안공장,90년 금호타이어곡성공장,91년 럭키청주공장등 굵직굵직한
기업에의 납품이 줄을 이었다. 지금까지 건류식가스소각로만 50여업체에
납품했다.

89년에는 일본의 교본산업등에 3세트 10억원어치를 수출했다. 이분야
기계수출의 첫기록이다.

한국건류환경은 정부의 환경규정이 강화되면서 몸집도 점차 커져갔다.
87년 2억8천만원이던 매출이 매년 2배이상씩 신장,지난해에는 4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70억원을 목표로하고있다. 89년에는 경기 파주군에
대지1천평 건평 1백50평규모의 자체공장을 마련했고 지금은 종업원도
65명으로 늘었다.

환경설비산업은 이제부터 경쟁이 시작되고있다.

한국건류환경의 성장배경에는 끊임없는 기술축적과 철저한
애프터서비스(AS)에 기인한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있다.

이회사는 우선 매출액대비 10%이상을 기술개발에 쏟아붓는다. 수요자의
까다로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뿐이라는 판단에서다. 흔한
외국회사와의 기술제휴 한번없이 외산제품과의 버거운 싸움에서 견뎌온
것도 기술제일주의에서 힘을 얻었기때문이다.

철저한 AS는 기술개발의 단서를 제공해줄뿐만 아니라 잠재오더를
얻어낸다. 건류식소각로는 2억 10억원 상당의 플랜트공사다. 따라서
정기적인 AS는 필수적이며 이때 수요업체 기술진의"지적사항"은 기술을
한층 향상시키는 단서가된다. 때문에 김사장은 수요업체 대표보다는
기술자와 접촉이 잦다.

김사장은 요즘 두가지 고민이 있다.

하나는 특허도용문제. 이회사는 건류소각로 부문 18가지의 특허를
갖고있는데 일부후발업체들이 이를 도용해 쓰고 있다는 것.

또 하나는 국내수요업체들의 외제선호경향. 외제를 높은가격으로
선호할뿐아니라 국산이라면 먼저 낮은 가격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관련업계는 빈곤의 악순환을 거듭할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건류환경은 하이테크를 결부시켜 소각로종합메이커로의 발돋움을
꿈꾸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80대20정도로 돼있는 건류식소각로와
직소각로제작비율을 94년에는 50대50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특히
도시쓰레기소각로개발에 박차를 가해 중소형직소각로의 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남궁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