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23일 발표한 "분기별 경제전망"은 우리경제가
하반기중 물가 국제수지면에서 불안한 가운데 완만한 성장회복세를 보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KDI는 하반기중 건설 설비투자가 상반기에 비해 호전되고 세계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됨에 따라 수출신장률이 높아져 실질성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예상성장률이 상반기(7.3%)보다 높은 7.5%에 이르러 상승커브를
그린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올 상반기가 성장면에서 최저점을
기록하리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은 한은과 대부분의 민간연구기관들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성장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비하면
낙관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한은은 선진국경제의 회복과 미달러화의 약세지속등이 우리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원유등 국제원자재값이 오르고 대통령선거등이 악재로
작용,하반기성장률이 7.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었다.

KDI가 성장회복을 점치는 이유는 건설투자와 수출이 회복되리라는
전망에서 비롯되고 있다.

상반기중 4.4%증가에 그쳤던 건설투자가 하반기엔 6.2%증가에
이를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정부가 하반기부터 연면적 4백54평이하의 근린생활시설 관광호텔과
가구당 40.8평미만의 재건축주택및 아파트에 대해 건축규제를 해제한데다
각종 토목공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설비투자도 다소 회복된다는 것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외화대출이 확대되고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가 연기됨에 따라
설비투자증가율은 상반기(6.9%증가)보다 높은 7.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함께 상품수출은 상반기(11.1%증가)에 이어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여 12.7%증가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올들어 30%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대동남아수출이 계속 활기를
보이고 미국 일본등 선진국경기회복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한 원화의
지속적인 평가절하도 수출증가에 큰 도움이 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 상품수입은 수입물가 상승과 민간소비의 둔화로 증가율이 크게
낮아져 6.2%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따라 연간 국제수지적자는 50억달러의 무역수지적자에다 20억달러의
무역외및 이전수지적자를 감안,70억달러수준으로 91년의 87억달러보다
개선된다는 것이다.

일단 하반기에도 내수경기는 둔화되고 수출은 활성화되는등 성장의 내용이
건실해질 것이라는게 KDI가 그리는 하반기 우리경제의 대체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KDI는 아직도 물가상승압박이 여전하고 큰폭의 무역수지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불안요인이 남아있다고 지적하고있다.

따라서 경제안정화시책을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게 KDI의
정책적인 주문이라고 볼수있다.

또 상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경제안정화추세를 보다 정착시키기 위해선
통화증가율 목표를 현행 18.5%에서 더 낮추고 건설경기를 적정수준에서
관리하는등 지속적인 총수요관리가 불가피하다는것이 KDI의 입장이다.

이같은 KDI의 정책적인 제안은 종전의 주장과 다를게 없는 것으로
볼수있다.

오히려 안정화시책을 보다 장기적으로 추진할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총수요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대통령선거와 정권이양등 정치행사를 앞둔 시점에서 경제정책이 정치권의
주문에 흔들리지 않도록 장기정책방향을 마련해두자는 뜻으로 풀이할수
있다.

KDI는 또 안정기조의 지속으로 인한 중소기업부도등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위해 금리의 하향안정과 함께 자금흐름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있다. 하반기에도 제조업체,특히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가능성이 클것이라는 반증이기도하다.

하반기의 성장회복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쪽의 상대적인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지도 모른다는 점이 정책선택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